사회

8년 만에 바뀐 '수능 샤프'..비밀인데 수험생들은 다 안다

이병준 2019. 11. 15.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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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행위 우려 회사·모델 공개 안해
한 쇼핑몰서 홍보하며 정체 알려져
수능 샤프
올해 수능 응시생들은 시험장에서 민트색 샤프(사진)를 한 자루씩 받았다. 제조사나 모델명은 없고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라고만 적힌 샤프였다.

이날 지급된 ‘수능 샤프’는 동아연필사 제품이다. 수능용으로 따로 제작한 것인데, 기본 모델은 ‘동아 XQ세라믹Ⅱ’다. 수능 샤프는 2006학년도 시험부터 도입됐다. 필기구에 초소형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부정행위가 이어지자 교육부가 필기구 반입을 금지하고 시험장에서 샤프 연필을 일괄 지급했다.

첫 수능 샤프는 유미상사의 ‘미래 샤프’다. 2011학년도엔 바른손의 ‘제니스’로 바뀌었다. 그런데 “샤프심이 계속 부러진다”는 항의가 이어지자 다음해 유미상사의 ‘e미래 샤프’로 다시 바뀌었다.

이번 수능 샤프가 동아연필 제품으로 교체된 사실이 알려진 건 9일이다. 다만 교육부는 제조사와 모델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수험생들 사이에선 ‘동아 XQ세라믹Ⅱ’가 새 수능 샤프라는 소문이 공공연히 돌았다. 실제 이날 공개된 샤프의 모양도 XQ세라믹Ⅱ 모델과 유사했다. 교육부와 동아연필은 “수능 샤프가 XQ세라믹Ⅱ냐”는 기자의 질문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수능 샤프의 정체가 알려지게 된 건 지난달 한 인터넷 쇼핑몰이 “2020학년도 수능 공식 지정 샤프”라며 이 제품을 홍보하면서다. 수험생들은 술렁였고, 입시 사이트 등에서 수능 샤프가 화제로 떠올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수능 샤프 제품명 공개를 요구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 문구점 사장은 “수능 샤프라고 알려진 그 모델은 (동아연필에서) 문구점으로 공급하지 않았다”며 “부정행위를 우려해 아예 판매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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