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1년에 한 번, 35분동안 한국 하늘길이 닫히는 날 [밀착취재]

김동환 2019. 11. 1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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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한창 진행 중이던 14일 오후 1시10분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국제선 출발 시각을 띄우는 전광판 속 아시아나항공 OZ6811편의 상황이 '지연(Delay)'으로 표시됐다.

지연 사유는 수능 영어영역 듣기평가 시각에 맞춰 국토교통부가 긴급항공기를 제외한 국내 전 지역 항공기 운항을 35분간(오후 1시5분~1시40분) 전면 통제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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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영어 듣기시험 시간 '한국 하늘길' 닫혀..전세계 항공기 조종사들도 숙지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인 14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전광판의 아시아나항공편 출발 예정 시각이 바뀌었다.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한창 진행 중이던 14일 오후 1시10분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국제선 출발 시각을 띄우는 전광판 속 아시아나항공 OZ6811편의 상황이 ‘지연(Delay)’으로 표시됐다. 낮 12시45분이었던 OZ6811편의 출발 예정 시각이 오후 3시45분으로 바뀌면서다. 국내외 항공 운항 상황을 알리는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국내선은 출발 예정 시각 30분 초과, 국제선은 1시간을 넘겼을 때 ‘지연’이라고 밝힌다.

지연 사유는 수능 영어영역 듣기평가 시각에 맞춰 국토교통부가 긴급항공기를 제외한 국내 전 지역 항공기 운항을 35분간(오후 1시5분~1시40분) 전면 통제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7편과 국내선 1편 등 해당 시간대에 전국 공항에서 158편의 운항 시간이 조정됐다. 전국에서 약 55만명이 응시하는 수능을 위해 우리나라의 ‘하늘길’이 35분간 닫힌 셈이다.

스웨덴의 항공기 운항정보 플랫폼 ‘flight radar24’에서도 14일 오후 1시20분쯤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에 옹기종기 모였던 비행기(사진 왼쪽과 가운데)가 20여분 후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날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flight radar24 캡처.
 
◆수능일 전국 공항에서 158편 운항시간 조정…35분간 멈춘 하늘

국토부에 따르면 영어영역 듣기시험에 따라 이날 전국 공항에서 국제선 40편, 국내선 118편의 운항 시간이 조정됐다. 지난해에도 총 134편(국제선 66편·국내선 68편)의 출발·도착 시간이 바뀌었다. 이 시간에 비행 중인 항공기는 관제기관 통제를 받으며, 3㎞ 이상의 상공에서 대기해야 한다. 통상 지표면에서 항공기 엔진 소음은 110dB 정도며, 3㎞ 상공에서 날면 조용한 독서실 수준인 약 30dB까지 소음이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만 민감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항공편 시간 조정은, 국토부 인천항공교통관제소의 통보를 거쳐 미국 연방 항공국(FAA)을 통해 전 세계 조종사들이 숙지해야 하는 ‘NOTAM(Notice to Airman)’으로 알려졌다. 다만, 오후 4시를 기준으로 이미 통지 유효성이 사라져 FAA 홈페이지에서는 해당 내용을 볼 수 없다.

미국 연방 항공국(FAA)이 앞서 전 세계 조종사들이 숙지해야 하는 ‘NOTAM(Notice to Airman)’으로 통지한 운항 주의사항. FAA 홈페이지 캡처
 
화면 속 용어를 간단히 풀면 △한국시간 기준 2019년 11월14일 오후 1시5분~40분(협정세계시 기준 오전 4시5분~4시40분) △대한민국 해발 1만 피트(3000m) 상공 비행 금지 △강화도, 거제도, 제주도 포함 △응급환자 이송과 인명구조 등 비상 항공기, 소리나지 않는 무동력기, 열기구 등은 제외 등이다.

◆외국인에게도 낯선 ‘멈춘 하늘’…중국동방항공도 카운터에서 ‘지연’ 안내

이러한 ‘일시 비행 중지’는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낯설 수밖에 없다. 

공항에서 만난 일본인 관광객 미유(21)씨와 리에(21)씨는 “한국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중요한 것을 안다”면서도 “해당 시간의 비행편 승객에게는 다소 불편할 수도 있어 보인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오사카 출신인 두 사람은 “일본에는 이런 일이 없다”고 신기해했다.

중국 ‘3대 국영 항공사’ 중 하나인 중국동방항공도 터미널 내 자사 카운터에 이륙시간 변경 안내문을 부착했다. 동방항공은 안내문에서 “11월14일 대학수학능력시험 듣기평가 시험시간에 항공기 운항이 통제된다”며 “일부 항공편 이륙이 부득이하게 조정되었다”고 밝혔다. 중국어로 쓰인 안내문을 본 장모(31)씨는 “중국인에게도 오늘의 한국이 무척 신기하게 느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3대 국영 항공사’ 중 하나인 중국동방항공도 14일 터미널 내 자사 카운터에 수능시험에 따른 이륙시간 변경 안내문을 부착했다.
 
한편, 스웨덴의 항공기 운항정보 플랫폼 ‘flight radar24’에서도 오후 1시20분쯤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에 옹기종기 모였던 비행기가 20여분 후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날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인천공항=글·사진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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