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에 여러 차례 산수화를 연재했던 이호신(62) 화가의 북한산을 주제로 한 그림 전시회가 11월 15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JCC JEI아트센터에서 열린다. ‘북한산과 도봉산을 듣다’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회는 특이하게도 ‘이호신 생활산수’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북한산 그림을 통해 자연과 인간, 문화가 어우러진 생활문화를 표현했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전시회와 함께 펴낸 화첩 <북한도봉 인문진경>의 머릿글에서 한양대 국문과 정민 교수는 ‘관념으로 풍경을 채색하지 않고, 그의 그림 속에는 등산객과 나들이 나온 행락객들의 모습과 원경 속 도시의 아파트가 산수와 따로 놀지 않고 함께 어우러졌다. 말 그대로 실경산수요, 오늘의 삶이 녹아든 생활산수인 셈이다’라고 정의했다.
그는 이번 연작을 위해 수시로 북한산을 오갔다. 사계절을 가리지 않았고 밤낮에 구분을 두지 않았다. 같은 곳을 다양한 코스로 여러 번 올라 작품을 구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직접 느낀 살아 있는 북한산의 역동적인 모습을 있는 그대로 화폭에 담아냈다.
이호신 화백은 겸재 정선으로부터 이어져온 한국 수묵화의 진경산수眞景山水 기법을 계승하고 현대적인 필치와 색감을 거침없이 응용하는 화가로 잘 알려져 있다. 진경산수는 실재하는 경관을 여러 방향에서 정확하게 관찰하고 사생한 후 이를 바탕으로 화폭에 재구성하는 화풍이다.
칼바위 능선과 북한산 성채, 270X170cm, 2015
특히 이번 전시회에는 2~3m 크기의 대작들을 선보여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시장 한 벽을 작품 한 점이 다 차지하고도 부족할 정도크기다. 대표적인 작품이 이번 전시회를 염두에 두고 그린 ‘북한산과 도봉산’, ‘도봉산과 하늘바다’, ‘북한산의 밤’ 3점. 이 중 ‘북한산과 도봉산’은 북한산과 도봉산의 전경을 한 폭에 담아 웅장하고, ‘도봉산과 하늘바다’는 산 위에 파란 하늘을 넓게 배치해 인상적이며, ‘북한산의 밤’은 언젠가 보았을 것 같은 총총한 밤하늘의 별을 표현해 친숙한 작품들이다.
전시회와 함께 <북한도봉 인문진경>이라는 책도 출간했다. 전시장이 4개 층에 달하는 서울에서 보기 드문 대형 갤러리지만 모든 작품을 공개할 수 없어 화첩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책에 실린 작품들은 전시장에서 영상으로도 소개할 예정이다.
동국대 교육대학원에서 미술을 전공한 이호신 화백은 20여 년 동안 전국 방방곡곡을 유랑하며 자연풍경과 문화유산을 한국적인 정서로 표현해 냈다. 그가 화폭에 담는 소재는 사람과 산수, 사찰, 곤충, 풀, 꽃, 나무 등으로 매우 광범위하다. 1989년 이후 최근까지 꾸준히 개인전을 열었고, 영국박물관을 비롯해 국립현대미술관, 주 핀란드 한국대사관, 주 탄자니아 한국대사관 등에 그의 작품이 소장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