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빌딩 숲' 만나면 초강풍이 된다..초고층 '와장창'

황재실 2019. 11. 12.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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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요즘 초 고층 건물이 밀집한 지역에선 빌딩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강풍, 이른바 '빌딩 풍'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높이 150미터 이상 건물에서 발생하는 '빌딩 풍'은, 세력이 태풍 수준이라서 '사회적 재난'으로까지 지목되고 있는데요.

이 '빌딩풍'의 정체를 밝힐수 있는 국내 최초 연구 결과를 황재실 기자가 단독 입수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9월 내습한 태풍 타파.

오후 4시.

기상청 해운대 관측지점의 순간 최대풍속은 초속 8.9미터.

그런데 같은 시각 해운대 마린시티에선 나무가 뽑히고, 태양광 전지판이 날아갔습니다.

초속 25미터급 바람입니다.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 상인] "심할 때는 살을 파고드는 것처럼 굉장히 춥죠. 장사를 못할 만큼 심하죠, 바람이. 특히 골바람이…"

초고층 숲에 부는 빌딩풍 때문입니다.

바람이, 좁고 높은 건물 사이를 통과하려면, 압력은 떨어져야 하고 속도는 빨라져야 합니다.

건물이 높을수록, 간격이 좁을수록 풍속은 훨씬 빨라집니다.

[이승수/충북대 교수] "(건물이) 일정 높이가 넘어가면 벽이나 마찬가지가 돼요. 예를 들어서 풍속이 세지면 대기압보다 낮은 압력이 형성되니까, 벽에 붙어있는 바람들이 골목쪽으로 틀어 나오려는 힘을 받게 돼요."

전국 초고층 최다밀집지역인 마린시티의 빌딩풍 연구결과를 단독 입수했습니다.

바다에서 들어오는 북동풍이, 좁은 건물 사이를 통과하자, 속도가 급격히 증가하는데, 마린시티 전 지역을 놓고 봤을때 평균 28% 풍속이 빨라집니다.

아이파크의 호텔과 아파트 건물 사이.

두산아파트 뒤편엔 순간 최대풍속이 35%에서 최대 2배나 증가했습니다.

[권순철/부산대 교수 (빌딩풍 학술용역팀)] "많게는 2배, 적게는 20%까지 속도가 증가되었습니다. 이 같은 경우, 보통 바람이 건축물의 형상에 따라서 위로 치솟기도 하고, 반대로 급강하하기도 하는 그런 형태를 가집니다."

마린시티 최고층보다 111미터 더 높은 해운대 엘시티.

랜드마크 건물 바로 뒤쪽의 한 주상복합건물에서는, 갑작스런 강풍에 유리창이 깨지는 사고가 났습니다.

[구정숙/유리창 파손 오피스텔 11년 거주] "이 근처에 거의 다 깨졌어요. 아무리 태풍이 와도 유리가 깨지거나 비가 새거나 한 적이 없는데, 저번 태풍 때는 우리 집도 비가 새고 유리가 깨지고 했죠."

엘시티 3개동 사이의 좁은 통로에서 발생하는 빌딩풍으로인해, 뒤편의 주거시설들이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권순철/부산대 교수 (빌딩풍 학술용역팀)] "바로 뒤쪽이 좌동하고 중동, 상당히 많은 해운대구 주민이 살고 있는 거주지입니다. (엘시티) 뒤쪽 공간에서 오히려 이런 피해가 직접적입니다. 왜냐하면 예전 건물이기 때문에 다 창문을 베란다식으로 열게 되어 있습니다."

빌딩풍은 사람이 만들어낸 인공재해지만, 아직 우린 무방비 상탭니다.

MBC뉴스 황재실입니다.

(영상취재: 이성욱(부산) / 항공촬영: 부엘로캠)

황재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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