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쑥날쑥 아이스크림 값..가격 정찰제가 번번히 막히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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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째 제자리걸음인 아이스크림 가격 정상화에 빙그레가 재시동을 걸었다.
권장소비자가격을 제품에 표시하는 '가격 정찰제'를 확대 추진하면서다.
다만 가격 정찰제 제품은 제조사가 권장소비자가격을 표시하고, 소매점 납품 시 편차 없는 균질한 가격에 납품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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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 제자리걸음 정찰제 재시동
가격 정상화·수익성 개선 꾀하지만
점유율 하락 역풍도..셈법은 '제각각'

수년 째 제자리걸음인 아이스크림 가격 정상화에 빙그레가 재시동을 걸었다. 권장소비자가격을 제품에 표시하는 ‘가격 정찰제’를 확대 추진하면서다. 들쑥날쑥하는 아이스크림 값을 잡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이번에도 가격 정찰제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들쑥날쑥한 아이스크림 값…왜?=그동안 아이스크림 시장엔 ‘도대체 정가가 얼마냐’는 소비자 불만이 많았다. 지난 2010년 정부가 ‘오픈프라이스 제도’를 도입하며 권장소비자가격 표시를 금지한 영향이 컸다. 소매점 간 경쟁을 유도해 합리적인 가격에 아이스크림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였지만, 오히려 고무줄 가격의 원인이 됐다. 아이스크림을 미끼상품으로 활용하려는 소매점들의 할인 경쟁에 불을 지핀 것이다.
권장소비자가격이 없는 상황에서는 소매업체가 아이스크림 가격을 임의로 높인 뒤 ‘반값할인’이라며 팔아도 소비자들은 그 할인율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이에 정부는 1년 만에 오픈프라이스 제도를 폐지했지만, 이후로도 아이스크림 권장소비자가격 표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높은 할인율을 내세우려는 소매점주들이 제조사의 가격 표시를 꺼리기 때문”이라며 “특히 빙과시장의 70~80%를 차지하는 슈퍼마켓은 대형마트·편의점에 비해 경쟁력을 가진 아이스크림 할인 판매를 포기할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격 정찰제’ 빼든 이유는=아이스크림 제조사 입장에서 가격 정찰제는 크게 두 가지 효과로 풀이된다. 첫째는 아이스크림 가격 정상화, 둘째는 수익성 개선이다.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아이스크림 가격은 유통업자에게 결정권이 있다. 다만 가격 정찰제 제품은 제조사가 권장소비자가격을 표시하고, 소매점 납품 시 편차 없는 균질한 가격에 납품을 한다. 일반 제품과 달리 ‘할인에 따른 가격 협상은 없다’는 원칙을 세운 셈이다.
빙과업계 한 관계자는 “예를 들어 1000원인 아이스크림을 500원에 할인해 팔 경우, 점주들은 해당 제조사의 제품을 더 많이 사주는 조건으로 납품가를 낮추는 등 협상을 한다”며 “많게는 10%가량 납품가를 낮출 정도로 제조사 입장에선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런 상황은 수년째 쪼그라든 아이스크림 시장과 맞물리며 제조사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또 다른 빙과업계 관계자는 “식품업계 평균 영업이익률이 5% 내외인데 아이스크림은 많아야 2%로 일부는 마이너스인 제품도 있다”며 “정찰제라 해서 제조사가 가격을 결정하는 게 아니라 할인에 따른 공급가 인하 등 출혈 경쟁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취지엔 공감하지만…셈법은 ‘제각각’=최근 정찰제 추진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빙그레다. 빙그레는 지난해 투게더(5500원)·엑설런트(6000원)에 이어 내년 붕어싸만코·빵또아(1000원)로 정찰제를 확대한다. 빙그레 관계자는 “아이스크림 시장 가격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빙그레의 빙과제품 정찰제 도입 비중은 현재까지 약 30%(매출 기준)로 추산된다.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지난 2012년 3100억원이던 빙그레의 빙과 매출액은 6년 만인 지난해 3185억원으로 회복됐다. 물량보다는 평균판매가격이 상승한 효과라는 분석이다. 이외에 해태제과는 호두마루, 롯데푸드는 구구크러스터 등 ‘홈타입’ 제품에 가격 정찰제를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가격 정찰제 확산에 대해 업계는 회의적인 분위기다. 1위를 달리는 제품이 아니라면 정찰제를 도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경쟁사와의 납품 경쟁에 밀려 ‘점유율 하락’이란 역풍을 맞을 수 있다. 거래처인 소매점주들의 반발도 부담 요소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지난 2012년 업계에선 선도적으로 가격 정찰제 도입을 시도했지만 제조사들의 참여가 떨어져 ‘우리만의 외침’에 불과했다”며 “가격을 정상화하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재 정찰제를 적용하고 있는 제품은 없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kul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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