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경제]'부동산 시장 안정?' 정부의 낙관론, 이번엔 믿어도 되나요
기재부 등 관계부처 "우리나라 경제 양호, 내년엔 더 좋아져"
비정규직 86만명 늘었는데, "고용 회복" 자화자찬
집값 계속 오르는데도 "부동산 시장 안정적" 주장


올해 9월까지의 관리재정수지 적자규모가 관련 통계 이래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상황과는 사뭇 다른 해석입니다. 중앙정부의 채무도 약 694조원으로 전년(651조원)대비 43조원이나 늘어났습니다. 반면 반도체 산업 불황으로 인해 상반기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하면서 법인세 등을 포함한 국세수입은 감소했죠. 세수 적자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복지 관련 정부의 재정확대 기조가 이어지면서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고령화와 맞물려서 건강보험이나 연금 등 지출이 자동으로 많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도 지적됩니다. 미국이나 유럽만 봐도 정부의 재량 지출보다는 복지로 인한 ‘의무 지출’ 비율이 국가채무에 큰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죠.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저출산·고령화 사회가 돼 가고 있는 우리나라는 지출에 비해 세수가 빠르게 증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고용지표 개선, 고용의 양과 질 모두 회복세? 특히 정부는 취업자수와 고용률, 실업률 등 3개 고용지표가 개선되며 고용의 양과 질이 모두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도 강조했습니다. 한국경제 바로알기 자료를 보면 “고용률이 역대 최고 수준이며 외국인 관광객 회복세에 힘입어 숙박음식업 취업자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돼있습니다. 이어 청년고용률이 역대 최고 수준이고 실업률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음식·숙박업 부문의 평균임금은 200만원 수준으로 다른 산업 부문에 비해 낮고 단기 계약이 많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고용의 질이 높아졌다고 보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더욱이 지난달 말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비정규직 노동자 수는 지난해보다 86만명 늘어 12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죠.

최영기 전 노동연구원장은 “근로시간 단축은 노동투입이 줄어들어서 그 자체로서 성장률을 갉아먹는다”며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단축이 성장을 저해하지 않고 오히려 성장을 촉진하는 자극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강력한 생산성 향상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탄력근로제 같은 노동시간 유연화 제도나 호봉제 폐지 등 임금제도 유연화가 제도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는 말입니다.
◇투기 차단 실수요자 보호로 부동산 시장 안정? 아울러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정부는 “투기는 철저히 차단하고 실수요자는 보호하는 정책을 폄으로써 전반적으로 안정적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봤습니다. ‘투기수요 근절’ ‘실수요자 보호’ ‘맞춤형 대책’의 3대 원칙에 따라 주택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자평했는데요.
정부는 주택 매매가격과 전·월세 가격이 모두 거의 오르지 않아 안정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시행한 9·13대책 덕분이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강삼모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서울 투기과열 지역 재건축 단지가 폭리를 취하지 못하도록 막겠다는 취지보다는 주택 공급 감소로 아파트 매매·전셋값이 급등해 경제주체들의 소비심리를 더 위축시키고 있다”며 “재건축 허용이 쉽지 않지만 일부 투기세력을 규제하려다가 오히려 경제성장에 악영향이 미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규제혁신 지속 추진? 정부는 규제 샌드박스 사례를 통해 해묵은 과제들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규제혁파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올해 규제 샌드박스 사례 목표 100건이 지난달 2일 기준 141건을 돌파해 조기달성했다고도 강조했습니다.
또 공무원이 규제 필요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자동으로 폐지하는 규제입증책임제를 도입해 연내 1,800여개 행정규제를 정비한다고 합니다. 이에 더해 현장밀착형 규제혁파를 위해 현장 건의에 기반한 신문고 등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이밖에 원격의료 서비스도 10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의사업계의 반발 때문에 서비스 시행은 아직도 요원합니다. 강원도에 ‘경제특구’를 만들고 지역에 한정시켜서라도 디지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참여하려는 의료기관이 없어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정부의 ‘선 허용, 후 규제’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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