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조선사 조용히 웃지요..로테르담 항구에서 무슨 일이
IMO 2050으로 속도 붙는 LNG 추진선..韓조선업에 '빛'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한국 조선사들이 조용한 웃음을 짓고 있다. LNG(액화천연가스) 추진선 시장이 점차 개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세계 주요 항구 중 하나인 로테르담 항구의 선박용 LNG 연료 판매량을 보면 알 수 있다. 올해 3분기까지 이미 지난해 총 판매량의 2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LNG 선박 연료 판매가 늘어나는 이유는 선박 연료유의 황 함량을 기존 3.5%이하에서 0.5%이하로 낮추게 하는 내용이 골자인 'IMO(국제해사기구) 2020'이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까닭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선주들은 선박을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LNG 연료추진선으로 바꾸거나, 기존 선박에 스크러버(탈황장치)를 장착하거나 저유황연료유(LSFO)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IMO 2020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위의 3가지 방법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데, 장기적으로 보면 LNG 추진선으로 바꾸는 것이 경제성이 좋고, 환경규제 강화 대응에 적합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여기에 더해 2008년도 대비 개별 선박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50년까지 70% 줄여야 하는 것이 골자인 IMO 2050도 LNG추진선 시장 확대에 도움을 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IMO 2050은 이미 시작…LNG 추진선 더 각광
8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세계 선주들은 IMO 2050에 대비한 LNG추진선 발주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NG 추진선으로 선박 라인업을 갖추게 되면 IMO 2020뿐만 아니라, 30년 후부터 시작되는 IMO 2050까지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2020년)에 인도되는 선박은 선박 내용연수가 25년인 것을 고려하면 IMO 2050 규제에 5년 만에 실질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선주사들은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여러 기술적 과제들을 세계 선박기술자들에게 부여하고 있다”며 “IMO 2050의 중간 단계인 LNG 추진기술이 앞으로 10년간 사용될 기술표준으로 자리잡게 됐다”고 말했다.
IMO 규제 일정에 따르면 2023년까지 세계 선주들은 IMO 2050을 달성할 방법을 확정해야 하고, 해운업계는 이산화탄소 배출 총량을 2008년 대비 40% 줄여야 한다.
박 연구원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0%가량 줄이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가 전혀 배출되지 않는 암모니아 연료 추진방식도 있고, 전기-배터리, 수소 등에 대한 연구개발도 진행되고 있지만 이들 방식의 기술이 완성되고 상용화되려면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중간 단계인 LNG추진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많이 팔리는 선박용 LNG…3분기만에 작년 2배 훌쩍 넘어
하나금융투자가 세계 주요 항구 중 하나인 로테르담 항구에서 팔린 LNG 선박 연료 분기판매량 추이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 판매량이 급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IMO 2020을 앞두고 규제 대응을 위해 세계 선주들이 LNG를 많이 구입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LNG 추진선 역시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로테르담 항구에서 LNG 선박 연료 판매량은 올해 1분기 5403톤(t)에서 2분기 6269톤으로 늘었다가 3분기 들어 1만1075톤으로 급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인 2018년 3분기 판매량보다 3.5배 늘어난 수준이고, 2016년보다는 110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3분기까지 누적 판매량(2만2747톤)은 벌써 지난해 총 판매량(9483톤)의 2.4배 이상이다.
박무현 연구원은 “세계 최대 저황유 벙커링 항구인 로테르담에서는 LNG선박 연료 판매량이 급격히 늘고 있고, 석유연료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데 이는 곧 선주들의(LNG연료) 선택을 의미한다”며 “연비가 개선된 신형 탱커 선박의 용선료도 기존 중고선에 따라 10~18% 더 높은 프리미엄이 발생되고 있어 LNG 추진선의 발주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LNG 추진선은 韓조선업에 큰 기회
LNG 추진선이 IMO 2020 대응뿐 아니라 IMO 2050까지 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을 받으면서 한국 조선업계는 새 시장이 열린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갖고 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LNG 추진선에서도 한국 조선사들은 LNG 운반선 시장에서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기술측면에서 뛰어난 점이 많아 세계 시장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LNG 추진선 발주가 조금씩 늘고 있는 만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도 “노후 선박 폐선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장기적인 대안은 LNG 추진선이 될 것으로 본다”며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추진선은 LNG 운반선과 기술 적용 범위가 유사해서 LNG 추진선의 확대는 LNG선의 탑 플레이어인 한국 조선업체에 유리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조선해양도 지난달 열린 올해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을 통해 LNG 추진선에 대한 관심과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국조선해양은 “현재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에서 총 LNG DF(2중연료) 35척을 수주해 5척은 인도가 됐고, 30척을 건조 중”이라며 “컨테이너선, 탱커, MR, PC(석유제품운반선) 할 것 없이 전 선종에서 개발해 어떤 상황에서도 대응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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