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박멸 위해 손잡는다
‘마약 공포’ 앞에서 두 앙숙이 힘을 합친다. 격렬하게 무역분쟁을 치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fentanyl)’ 박멸을 위해 손을 잡겠다고 밝혔다.
중국 마약 통제위원회(National Narcotics Control Commission)와 미국 규제당국은 7일(현지 시각) 중국 허베이성 싱타이(邢臺)에서 공동 기자 간담회를 갖고 중국발(發) 펜타닐 밀반출 작전을 중단시키기 위한 두 나라의 수사 공조 계획을 밝힐 예정이라고 5일 로이터는 전했다. 싱타이는 지난해 11월 중국 마약당국이 펜타닐 제조일당 21명을 일망타진한 상징적인 장소다.
아직 7일 발표내용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지만, 전문가들은 두 나라가 단순히 펜타닐 제조책과 공급책에 대한 정보 공유 차원을 넘어 불법 수출업자를 포함한 유통 사슬을 완전히 끊어버리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은 규제 약품법상 펜타닐 등급을 높여 취급 절차를 더 엄격하게 하고, 펜타닐을 미국에 판매하려다 적발된 중국인은 극형으로 처벌할 수 있게끔 제도를 개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펜타닐은 헤로인의 100배, 모르핀의 80배 진통 효과를 지닌 마약성 약물로, 암 환자나 수술 환자를 위한 진통제로 개발됐다. 의사 처방에 따라 적정량만 복용하면 문제가 없지만, 중독성이 강하고 값이 싼 탓에 오남용할 여지가 크다.
오남용의 결과는 여타 마약과 마찬가지로 ‘사망’. 2017년 기준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추정한 펜타닐 과다 복용으로 인한 미국 내 사망자 수는 약 7만명에 달한다. 30분마다 4명의 미국인이 펜타닐 때문에 죽는 셈이다.
중국 마약거래상들은 이런 심각성에 아랑곳하지 않고 미국에 펜타닐을 대량 유통해 잇속을 챙겼다. 이들은 온라인 광고로 주문을 받은 후 결제대금은 가상화폐로, 배송은 일반 편지 형태 국제우편으로 보내 미국 마약단속국과 세관의 눈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나라 사법당국이 1단계 무역합의를 눈 앞에 두고 펜타닐 관련 수사 공조를 약속하면서 칼바람이 불던 무역분쟁에도 다소 온기가 돌 가능성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작년 연말부터 중국에 누누이 펜타닐 판매 중단 조치를 요구해왔으나 중국 측의 대응이 지지부진한 점에 대해 분통을 터뜨려왔다.
미국 투자은행 레이먼드 제임스의 에드 밀스 연구원은 AP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 두 나라가 펜타닐 단속을 위해 손을 잡기로 하면서 관세 인하를 포함한 1단계 무역 합의가 원만히 이뤄질 가능성도 커졌다"며 "펜타닐에 대한 중국 정부의 고강도 단속은 트럼프 행정부 존속에 상당히 중요한 문제"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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