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연세대 '홍콩 지지' 현수막 훼손 목격자 "가위로 현수막끈 자르며 '원 차이나' 외쳐"
연세대 ‘홍콩 지지’ 현수막 훼손 목격자
"중국인이라고 밝힌 5명이 가위 들고 현수막 철거"
"원 차이나 외치며 ‘홍콩 시민들이 혼란 일으킨다’ 주장해"
연세대 학생들이 교내에 내건 ‘홍콩 민주화 시위 지지’ 현수막이 두 차례 연속 철거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무단 철거 현장을 직접 봤다는 목격자가 나타났다. 앞서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 한국인 대학생들’이라는 단체는 지난달 24일과 지난 4일 현수막을 내걸었는데 24시간도 되지 않아 두 번 모두 무단으로 철거돼, 학내에서는 "누구의 소행인지, 범인을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재학생 김기성(25)씨는 6일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과 통화에서 "지난달 24일 오후 9시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에서 20대로 보이는 남성 2명, 여성 3명 등 5명의 무리가 홍콩 시위 지지 현수막을 무단 철거하는 모습을 직접 봤다"며 "이들은 스스로 중국인이라고 밝혔고, 자기들끼리 대화할 때 중국어를 썼으며 ‘원 차이나(One China·하나의 중국)’를 수차례 외쳤다"고 밝혔다.
김씨가 당시 촬영한 사진을 보면, 청바지와 후드티, 코트 등을 입은 청년들이 철거된 홍콩 시위 지지 현수막과 가위를 손에 들고 있는 모습이다. 김씨는 "학교 도서관에 가는 길에 이들이 가위를 들고 현수막끈을 자르는 모습을 목격했다"며 "부당하다고 생각해 저지하자, 이들은 어눌한 한국말로 ‘남의 나라 일에 신경 쓰지 마라’ ‘홍콩 시민들은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우리의 행동은 애국(愛國)’이라는 등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김씨와 이들은 현수막 철거를 두고 5분여 동안 언쟁을 벌였고, 이들은 결국 현수막을 가지고 학내를 빠져나갔다고 김씨는 밝혔다.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연세대에선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학교 한국인 대학생들이 내건 ‘Liberate Hong Kong(홍콩을 해방하라)’, ‘Free Hong Kong, revolution of our times(홍콩 해방, 우리 시대의 혁명)’ 현수막이 무단 철거돼 논란이 일었다. 이 단체는 지난 4일 성명서를 통해 "해당 현수막들을 철거하는 사람을 보신 분은 연락 달라"며 "(홍콩 지지) 현수막을 임의로 뜯어내거나 철거하는 행위는 자유로운 표현에 대한 테러"라고 했다.
이 단체 관계자는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과 통화에서 "김씨 제보를 전해 들었고, 법적 대응을 논의하고 있다"며 "홍콩 시위 지지 현수막은 조만간 다시 내걸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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