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 "이미 예상한 내용..정부가 수직적 고교체계 만든 결과"
[경향신문] ㆍ“고교체계 개편 기회로 활용을…정시 확대 명분 되면 안돼”
교육부가 발표한 13개 대학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말 그대로 ‘학종 실태조사’라기보단 ‘고교서열화 실태조사’에 가깝다. 교육계는 “새삼스럽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가 정책으로 영재고·과학고, 외고·국제고, 자사고, 일반고 순으로 고등학교가 유형별로 서열화된 현실에서 이미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라는 것이다.
주석훈 미림여자고등학교 교장은 “학생들부터도 특목고·자사고에 일반고보다 공부 잘하는 친구들이 다니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번 학종 실태조사 결과 드러난 고교서열화는 이미 예상을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룡 에스티유니타스 교육연구소장은 “지금은 고입에서부터 특목고·자사고가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을 선점하게 돼 있다”며 “고입에서부터 서열화되게 학생들을 뽑게 해놓고 대입에서만 그걸 서열화라고 문제를 삼을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대입에서의 고교서열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고교체제가 개선되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성천 교육정책연구소장은 “그동안 고교서열화에 대한 의혹은 예전부터 있었는데, 정책적 개입 타이밍이 아쉽지만 이 기회에 고교체제 개편을 위한 명분이 생긴다면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김 소장은 “학종을 개선해야지 이번 결과가 아이들을 줄세우기 하는 정시 확대로 나아가는 명분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되는 2025학년부터 자사고, 외고 등을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겠다”는 일정을 밝힌 상태다. 교육부는 7일 이에 대한 구체적인 전환 방법과 일정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실태조사를 통해 고교서열화 문제가 드러난 이상 2025학년으로 예정된 전환 시기가 너무 늦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이미 “문재인 정부 임기가 끝나고 한참 뒤인 2025학년에 전환한다는 건 사실상 안 하겠다는 뜻”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자사고 등의 일괄 전환을 둘러싼 찬반 논쟁도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전국 외고·국제고 학부모연합회는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모임을 갖고 “정부의 일반고 일괄 전환 추진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박채영·송진식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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