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종 도입 10년 만에 첫 실태조사.."고교서열화 확인"

송성환 기자 2019. 11. 5.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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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저녁뉴스]

유나영 아나운서

앞서 보신 것처럼 이번 교육부의 실태조사 결과, 학종에서 고교 서열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는데요. 보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송성환 기자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송성환 기자

안녕하세요.

유나영 아나운서

우선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서 고교가 대학에 제공하는 고교 프로파일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점들이 있었습니까.

송성환 기자 

대입에서 학생을 평가하는 대학입장에서 학생부만으로는 이 고등학교가 어떤 교육과정을 운영하는지 교내상은 어떻게 수여하고 있는지 알기가 어려운데요. 

이 때문에 고교가 대학에 자체적으로 우리 교육환경은 어떻고, 어떤 동아리들이 운영된다, 상은 어떻게 주고 있다 같은 부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게 바로 고교 프로파일입니다. 

문제는 기재사항에 별다른 제한이 없어서 과거 대학진학실적이나 학생부에 기재가 금지된 어학점수를 싣는 식의 편법적인 행태가 드러난 겁니다. 한 교장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임병욱 인창고 / 교장

“기타항목은 그야말로 대학이 요구하는 것 이외에 고등학교가 알아서 써서 내라 이런 거에요. 그러다 보니까 생활기록부에 기록하면 안되는 것들, 토익점수, 명문대에 진학한 진학률, 내신 대비 수능점수..”

기재 내용 뿐만 아니라 분량에도 제한이 없다보니 무려 8백쪽이 넘는 내용을 대학에 제공한 고등학교도 있었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자기소개서에도 이런 편법기재 사례들이 확인됐다고요.

송성환 기자 

네 자소서나 추천서에는 공인어학성적이나 교외수상실적 등은 기재가 금지돼있고 지난해 입시부턴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도 쓰는 것이 금지됐는데요. 

지난해 입시에선 이를 위반한 사례가 조사 대상 12개 대학에서 366건이 적발됐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명백한 위반 외에도 편법적인 내용들이 확인됐는데요.

올림피아드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는 식으로 간접적으로 쓰거나, 교내 상을 통해 어학점수를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경우, 교과관련 수상만 기재하게 하는 규정을 교묘하게 피한 경우 등이 확인됐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교육부가 학종 조사를 시작하면서 대학들이 고교등급제를 활용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게 주요 목적이라고 말했었는데요. 실제 확인됐습니까.

송성환 기자

앞선 리포트에서도 보셨듯이 주요대학 합격생 비율과 내신등급에서 과학고와 외고 등 특목고부터 자사고, 일반고에 이르는 서열화된 구조가 확인됐습니다. 

대학들 역시 이같은 고교 서열을 모를리가 없는데요. 이번 실태조사 대상이었던 한 대학의 입학사정관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실태조사 대상 대학 입학사정관 

"입학사정관제 경력 오래 쌓이면 그런 것이(고교 프로파일이) 없더라도 특목고 이름 들으면 그 특목고를 어느 수준에 입학하는지 다 알지 않습니까. 특목고라는 이름만 쓰면, 자사고라는 이름만 쓰면 그 학교의 학력수준이라든지 중학교 단계의 어느정도 학생들이 입학한다는 걸 모르겠습니까."

물론 대학입장에선 이같은 고교 서열이 평가에 반영되지는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사실 교육부도 고민이 큰것이 이 때문인데, 실제로 학교에 대한 정보를 입시에 이용했다하는 증거가 뚜렷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학생을 평가해야 할 면접관에게 학교에 대한 정보, 그것도 모의고사 등급이나 과거 진학실적처럼 학생부종합전형의 취지와 먼 정보를 굳이 제공한 부분, 실제로 고등학교 서열과 학생부종합전형의 합격률이 정확히 비례하는 부분, 이 두가지가 상당히 의심스러운 정황이기는 하죠.

유나영 아나운서

이런 학종 실태조사는 이번이 처음이었습니까.

송성환 기자 

예, 입학사정관제 도입부터 따지면 10여년이 지났는데 이렇게 대학을 대상으로 한 전반적인 실태조사는 처음이었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학종 공정성 문제는 꾸준히 제기됐던 문제인데 이제야 움직인 것이군요.

송성환 기자

예, 말씀하신대로 학종 공정성 시비는 끊임없이 제기됐고 그때마다 비교과 항목과 자소서, 추천서 분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땜질 처방을 해왔는데요. 이번 조국 사태가 불거지기 전까진 교육부 스스로 단 한번도 학종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살펴본 적이 없습니다.

사실 이번 조사도 한달 동안 대학들이 제공한 자료를 분석하는 현황 파악 정도에 그쳤는데요.

학종이라는 게 정량평가가 아니다보니, 실제 전형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어떤 평가기준을 사용했는지, 감사단이 현장에 직접 나가보지 않고서는 실체적 진실에 다가가는 게 한계가 있습니다.

교육부도 줄곧 "의심은 가지만 확인되지 않는다" "정황은 보이지만, 단언할 수 없다", 결국 구체적으로 확인된 혐의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깜깜이 전형이란 오명을 받은 학종의 불공정성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에는 부실한 조사였다, 이런 비판이 나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이번 실태조사 결과에 따른 대책은 나왔습니까.

송성환 기자

그 부분도 문제로 지적되는데요.

대강의 대책을 내놓긴 했습니다. 고교 서열화를 해소하고, 대학의 평가 정보 공개를 확대하는 등의 대책을 내놨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제도개선방안은 내놓지 않았습니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 고교 서열화 문제가 뚜렷하게 드러난 만큼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의 일반고 전환계획이 오는 목요일 발표될 것으로 보이고요. 

학종을 어떻게 손볼지 문제 역시 이달 말로 예정된 대입제도 개편 방안에 구체적으로 담겨야 하겠습니다.

또 이번 실태조사에서 일부 대학이 자료제출을 거부하거나 부실하게 했단 사실도 확인이 됐는데요. 대학들이 책무성을 가지고 입시정보를 보다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대책 마련도 시급해 보입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네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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