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오픈JDK 자바 생태계 공식 합류
(지디넷코리아=임민철 기자)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라클 오픈소스 자바 생태계 참여자(contributer)로 공식 합류했다. MS는 이를 통해 자바에 의존하는 내부 조직 환경을 지원하고 MS 애저 클라우드 사용 기업을 대상으로 자바 런타임을 제공할 계획이다.
브루노 보그스 MS 개발 사업부 자바 담당 제품 매니저는 지난달 30일 오픈JDK 메일링 리스트를 통해 "지난주 MS가 오라클 컨트리뷰터 계약(OCA)을 공식적으로 체결했다"며 "MS 자바 엔지니어링 팀을 대신해 우리는 오픈JDK 프로젝트에 공식적으로 참여하며 여러분들과 함께 일할 준비가 돼 전율을 느낀다고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OCA는 오픈JDK처럼 원저작권자가 오라클인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자 하는 컨트리뷰터에게 오라클이 제출을 요구하는 약정의 일종이다. 오라클 홈페이지에서 OCA 양식을 내려받아 출력한 다음 이메일뿐아니라 실제 우편 주소같은 정보를 기입하고 서명을 한 뒤, 이를 스캔해 오라클 측에 이미지 또는 PDF 파일로 송부하면 약정 검토 신청 절차를 밟게 된다. MS가 지난달 중순께 이 절차를 거쳤단 얘기다.
오라클은 OCA 약정을 통해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참여자에게 코드와 관련된 권한을 부여한다. 이에 대한 오라클 공식 홈페이지상의 OCA 약정 설명은 다음과 같다.
"OCA는 오라클과 참여자에게 코드 안에서 공동 저작권 이익을 부여한다. 참여자는 저작권을 유지하면서 그 권리를 프로젝트 스폰서인 오라클에게도 양도한다(granting). 오라클이 스폰서인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기여하게 될 모든 변화를 아우르기 위해 OCA에 한 번만 서명하면 된다. 이미 오라클이 스폰서인 프로젝트 참여를 위해 OCA에 서명했다면 다른 OCA 요구 프로젝트에 참여려고 또 서명할 필요가 없다."
메일링 리스트에 OCA 체결 사실을 공개한 보그스 매니저는 이어지는 내용에서 "MS와 그 자회사는 여러모로 자바에 매우 의존하고 있고, MS 애저 클라우드 안에서 자바 런타임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기도 한다"면서 "MS는 오라클의 오픈JDK 프로젝트에 성공적이고 효과적인 책무가 자바와 더 광범위한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얻게 했다는 가치를 인식하고 있으며 우리가 그에 다시 참여하리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MS 자바 엔지니어링) 팀은 처음에 소소한 버그 픽스와 백포트를 대상으로 작업하기 시작해 우리가 오픈JDK 안에서 괜찮은 시민이 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며 "예를 들어 우리는 이미 선호되는 패치를 포스팅하기 전에 먼저 변경사항을 논의하는 방식을 이해하고 있으며, 나는 우리가 또 배워야 할 것들이 더 있을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또 "마르틴 베르버그(Martijn Verburg)가 이끄는 자바 엔지니어링 팀은 이미 자바를 사용하는 다른 MS 그룹 및 자회사들 그리고 아줄시스템스, 오라클, 피보탈, 레드햇, 인텔, SAP 등 그 자바 생태계 파트너들과 관여하고 있고, 이 팀 전반은 여러 오픈JDK 메일링 리스트에 가입해 대화와 참여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자바의 미래에 참여하기를 기대한다"고 첨언했다.
마르틴 베르버그는 지난 8월 MS에 인수된 자바 기술 전문업체 제이클래리티(jClarity) 소속이었다. 제이클래리티는 어답트오픈JDK(AdoptOpenJDK)라는, 오픈JDK 무료 배포판 프로젝트의 공동설립 주체 가운데 한 곳이었다. MS는 이외에도 지난 10월초 MS 애저 클라우드 기반의 자바기반 스프링 클라우드(Java-based Spring Cloud on Azure)를 구동하는 내용으로 '피보탈'과 맺은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자바는 지난 1996년 소프트웨어 업체 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소개한 프로그래밍 언어이자 그 코드의 구동 플랫폼을 가리키는 명칭이다. 자바는 등장 당시 독점적 애플리케이션 구동 환경으로 인식된 MS 윈도 운영체제(OS)에 종속되지 않고 다양한 클라이언트 및 서버 환경에서 실행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배포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았다.
MS는 2000년대초 이식성과 재사용성을 강조한 자바에 대응해 C# 프로그래밍 언어와 닷넷(.NET) 플랫폼을 선보였고, 이후 닷넷과 자바 진영의 전쟁이 오랫동안 이어졌다. 오라클은 지난 2009년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하면서 자바를 소유하게 됐는데, 이후에도 두 플랫폼간의 생태계 싸움은 지속 중이었다.
MS의 오픈JDK 프로젝트 참여 선언은 두 언어 및 플랫폼 진영의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음을 시사한다. 보그스 매니저는 지난달말 메일링 리스트와 별개로, 트위터에 MS 자바 공식 계정 개설 소식을 알리는 글타래를 작성하면서 C#과 자바 간의 전쟁에 대해 "신세계엔 더 이상 전쟁을 벌일 자리가 없다(There's no more room for wars in the new world)"고 언급하기도 했다.
영국 IT미디어 더레지스터는 보그스 매니저가 '신세계'라 지칭한 대상이 MS가 어떤 시스템이든 호스팅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라고 지적했다. MS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애저' 위에는 이미 윈도뿐아니라 리눅스 가상머신(VM)이 제공되며, 기존 닷넷 기술과 다른 오픈소스 기술들이 구동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레지스터 보도에 따르면 MS가 OCA 약정을 체결한 건 이번이 두 번 째다. 앞서 스티브 발머 전 MS 최고경영자 시절 그 자회사였던 'MS오픈테크놀로지스'가 OCA를 체결했는데, 이 회사는 2015년 이후 사라졌다. 그리고 이번에 OCA 약정을 체결한 주체는 MS의 일부 조직이 아니라 더 거대한 MS 본사(Microsoft Corp)라는 점에서, 더 광범위한 성격을 띤다.
임민철 기자(imc@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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