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광화문 집회는 맹비난·서초동 집회는 응원.. '남남갈등' 부추기나

염유섭 2019. 11. 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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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과 여의도, 서초동에서 연일 '문재인정부 규탄'과 '검찰개혁 촉구'란 상반된 집회가 계속되는 가운데, 북한도 현 상황에 대한 목소리를 내 눈길을 끈다. 북한은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주말마다 광화문에서 열리는 정부 규탄 집회를 "정치쿠데타"라고 평가했고, 서초동과 여의도에서 열리는 검찰개혁 촉구 촛불집회는 "새정치를 위한 민심의 표출"이라고 치켜세웠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조국 사태를 계기로 주말마다 벌어지는 집회에 대한 논평을 내놓는 배경으로 남남갈등 조장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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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누에다리 인근에 설치된 경찰 펜스를 사이에 두고 '제8차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위)와 '문재인 퇴진, 조국 구속 요구집회'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깡패들의 난장판 집회”, “남한 검찰은 보수세력의 더러운 시녀”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 서초동에서 연일 ‘문재인정부 규탄’과 ‘검찰개혁 촉구’란 상반된 집회가 계속되는 가운데, 북한도 현 상황에 대한 목소리를 내 눈길을 끈다. 북한은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주말마다 광화문에서 열리는 정부 규탄 집회를 “정치쿠데타”라고 평가했고, 서초동과 여의도에서 열리는 검찰개혁 촉구 촛불집회는 “새정치를 위한 민심의 표출”이라고 치켜세웠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 같은 행보가 ‘남남갈등’을 조장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한다.  

◆북한 “광화문 집회는 깡패놀음, 서초동 집회는 새정치 향한 민심”

북한은 ‘조국 사태’를 계기로 상반된 집회가 본격적으로 열린 지난달부터 노동신문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외부에 적극 알리고 있다. 신문은 지난달 21일 6면 ‘정세론 해설, 정치깡패들의 난장판집회’를 통해 범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열린 광화문 집회를 두고 “권력욕에 환장한 보수패거리들의 광기를 띈 난동”이라고 평가했다. 또 “(광화문 집회는) 반역당인 자유한국당의 정치깡패들이 ‘돈버러지’, ‘색광’, ‘건달잡배’ 들과 어울려 정의의 촛불을 든 인민(국민)들을 악랄하게 모독하고 무차별적인 폭력행위와 란동(난동)을 일삼은 불법 무법의 망나니짓”이라고 맹비난했다.  

한글날인 지난달 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일대에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주최 2차 ‘文대통령 하야’ 범국민 투쟁대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집회 참여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연호하고 있다.
 
이외에도 신문은 같은 달 17일자 6면 ‘정세론해설, 재집권야욕에 환장한 정치깡패들의 란동(난동)’이란 기사를 통해선 “(광화문 집회는) 보수패거리들이 흉기를 마구 휘두른 히스테리적 광기의 표현”, “‘보수오물’들의 란동(난동)”이라고도 지적했다. 신문은 지난 9월30일자 6면 ‘정세론해설, 권력욕에 환장한 자들의 정치쿠데타 소동’이란 기사를 통해 “보수 집단이 대학생들을 광화문 광장으로 꼬드겨 집회에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3일 오후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바라본 광화문 집회. 연합뉴스
 
반면 서초동과 여의도에 열리는 ‘검찰개혁 촉구’ 집회는 새정치를 위한 남한의 민심이라고 호평했다. 신문은 지난달 20일자 6면 ‘정세론해설, 촛불집회를 통해 본 남녘의 민심”을 통해 “남조선(남한) 인민(국민)들이 촛불집회에 나서는 것은 누구의 선동에 의한 것이 아니다”며 “검찰개혁에 반기를 드는 적폐세력과 시대 흐름을 가로막는 보수역적무리에 대한 치솟는 증오와 분노의 폭발”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인근에서 '제8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그러면서 “정의와 민주주의를 말살한 검찰을 개혁하고 검찰과 같은 적폐세력과 함께 인민(국민)의 요구를 가로막은 자유한국당을 해체해야 한다는 것은 남한의 전반적 민심”이라고 강조했다. 또 “보수 앞잡이 검찰을 개혁하지 않고서는 새 정치, 새 삶에 대한 자신들의 염원을 실현할 수 없어 남조선(남한) 인민(국민)이 촛불을 든 것”이라며 “‘매국반역무리’를 징벌하려는 민심의 뚜렷한 반영”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대한민국 검찰도 맹비난…“검찰, 보수패당의 시녀” 

북한은 대한민국 검찰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신문은 지난달 13일자 6면 ‘정세론 해설, 자멸의 함정을 파는 보수역적무리’란 기사를 통해 검찰이 보수 세력을 위한 돌격대 노릇을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신문은 “남조선(한국)에서 검찰은 독재의 대명사로 악명을 떨치었다”며 “‘반역통치배’들의 편에서 자주와 민주, 통일을 요구하는 인민(국민)들의 투쟁을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처참히 유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통합진보당의 강제해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합법적 지위 박탈 등을 예로 들며 “남조선(남한) 검찰이 진보와 개혁을 집요하게 가로막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를 보수 재집권을 위한 정치적 행위라고 헐뜯었다. 신문은 “(현재) 검찰이 진보·개혁적인 인사들을 하나 둘 제거해 보수 재집권을 위한 돌격대 노릇을 하고 있다”며 “‘검찰패거리들’은 수사권을 마구 휘두르는 한편 (자신들의) 지위와 권한을 유지하기 위해 저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뉴시스
 
신문이 검찰을 맹비난하는 것을 이날뿐이 아니다. 노동신문은 지난달 9일자 6면 ‘정세론해설, 반역패당에 대한 분노의 폭발’을 통해서도 검찰을 “보수 세력의 시녀”라며 비난했다. 신문은 “남조선(남한)에서 벌어진 대규모 촛불투쟁은 독재 정권의 앞잡이, 보수 세력의 더러운 시녀노릇을 해 온 검찰의 수치스러운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사회적 정의·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남녘(남한)민심의 분출”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조선(남한) 검찰의 치 떨리는 악행은 오늘도 인민(국민)들의 격분을 자아내고 있다”며 “이번 촛불투쟁은 진보와 개혁을 집요하게 가로막는 검찰 세력에 대한 민심의 치솟는 분노의 폭발”이라고 전했다.

◆전문가 “북한, 남남갈등 조장해 진보세력 결집하려는 것”

전문가들은 북한이 조국 사태를 계기로 주말마다 벌어지는 집회에 대한 논평을 내놓는 배경으로 남남갈등 조장을 꼽았다. 한국사회 내부를 보수와 진보, 친북과 반북 세력으로 나눠 상대적으로 자신들에게 관대한 진보세력은 뭉치게 하고, 보수세력은 그 확장을 막기 위한 전략이란 것이다. 

 
앞서 북한은 2017년 3월 탄핵을 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 소환조사를 받자 조선중앙통신의 ‘남조선 인민투쟁사에 뚜렷한 자국을 새긴 전민항쟁에 관한 상보’ 기사를 통해 ‘국정농단‘ 촛불집회를 ‘인민항쟁’으로 추켜세웠다. 북한은 9000자가 넘는 장문의 해당 기사를 통해 당시 촛불집회를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전민항쟁”, “반인민적 악정과 사대 매국, 동족 대결만을 일삼아온 독재의 원흉, 부정부패의 왕초 박근혜에 대한 남조선 인민들의 쌓이고 쌓인 원한과 분노의 폭발”이라고 평가했다. 

정영태 동양대 석좌교수는 지난달 31일 통화에서 “현 정부는 상대적으로 왼쪽 진영(진보)에 해당한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북한은 자신들과 추구하는 가치가 동일한 진보세력을 한국에서도 규합하고 확산시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남갈등 속에서 자기들이 추구하는 세력을 결집하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이날 통화에서 “북한 입장에선 자신들에게 비우호적인 보수세력이 정권을 잡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남남갈등을 통해 친북과 반북, 진보와 보수를 나눠 (진보정권인) 문재인정부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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