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쓰는이력서] (22) 안양고 김형빈 "기회는 왔을 때 잡는 것, 즉시전력감 되겠다"

강현지 2019. 10. 28.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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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강현지 기자] 2019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 나오는 예비 프로들이 쓰는 취업이력서. 스물 두 번째 주인공은 센터 포지션에서 ‘고졸 루키’를 예약한 김형빈(20, 200cm). 장신 유망주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그가 덜컥 프로 조기진출을 결정한 이유는 뭘까. 농구공을 잡은 지 4년만에 청소년대표를 거쳐 프로 무대 도전 앞에 선 그는 더 큰 무대에서의 성장을 다짐했다.

#1. 농구공 잡은 지 4년 만에 청소년대표, 프로 조기진출 결정까지
취미로 농구를 하던 김형빈이 본격적으로 농구를 시작한 건 중학교 2학년. 수영, 축구, 바둑 등 여러 가지 종목을 맛봤지만, 농구에는 오랜 시간 재미를 붙였다. 길거리농구를 하다가 형들이 한 살 밑인 그에게 패스를 주지 않자 부모님께 김형빈은 이렇게 말했다. “저 농구 할래요.”

임호중에서 본격적으로 훈련에 들어간 김형빈은 기본기 훈련이 지루할 틈이 없었다. 급작스레 운동을 시작해 무릎 통증이 생겨 쉬어간 시간이 있긴 했지만, 그 사이 신장은 쑥 자라 196cm가 됐다. 김형빈의 성장에 주변인들도 놀랐다. 신장과 슛을 갖춘 덕분에 2018년 U18 청소년대표팀에 선발, 이현중, 여준석, 이원석 등과 호흡을 맞추며 식스맨으로 투입됐다.

 

당시 36인 트레이닝캠프를 거쳐 최종 멤버에 선발된 김형빈은 “얼떨떨하기도 했고, 해냈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무엇보다 부모님이 좋아하셨죠. 훈련을 하면서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훈련 과정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배우고, 재밌게 한 것 같아요. 당시 (여)준석이랑 같이 뛰니까 준석이가 골밑에 있고, 제가 패스를 주고 하다 보니 잘 맞았어요. 그런데 실제 경기에서는 제가 준석이의 백업으로 뛰니깐 다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요”라고 지난 시간을 되돌아봤다.

늦게 시작한 만큼 안양고에서 부지런히 남들을 쫓아갔다. 고등학교 중 훈련양이 많은 안양고에서 성장했고, 그의 고교시절을 지도한 안양고 조신영 코치는 “머리가 똑똑해서 응용력이 좋았다. 슛을 넣는 능력도 좋고, 빅맨임에도 드라이브인이 가능한 선수다. 다재다능한 선수다”라고 말했다. 학년을 거듭할수록 볼 핸들링과 밸런스가 잡혀갔다는 것이 조 코치의 말. 

 

올해 초 춘계연맹전에서 트리블더블(41득점 20리바운드 12어시스트)을 작성하며 본인의 이름을 알린 그는 홍대부고, 울산 무룡고 등과 우승을 놓고 다퉜지만, 끝내 우승컵을 들어올리진 못한 채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됐다.

고교 시절을 ‘천당과 지옥’이라고 표현하며 웃어보인 김형빈. “정말 힘들었고, 운동을 포기하고 싶었을 때도 많았지만, 재밌는 추억, 좋은 분들을 많나 내 실력도 늘 수 있었다고 본다. 내가 있을 땐 우승을 못했지만, 내년에는 후배들이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 프로 선수가 돼 첫 월급을 받는다면, 후배들을 위해 한 턱 꼭 쏘겠다”라고 고등학생으로서의 마무리를 준비했다.

# 김형빈의 플레이 H/L로 보기

# 수상이력
- 2019년 협회장기 득점상, 리바운드상
- 2019년 연맹회장기 남고부 우수상
- 2019년 춘계연맹전 남고부 우수상, 리바운드상
- 2018년 협회장기 남고부 리바운드상
- 2018년 연맹회장기 남고부 우수상, 득점상, 리바운드상

# 경력사항

- 2018년 U18 청소년대표팀

 

#2. 눈앞에 온 기회, 절대 놓치지 않겠다.
김형빈이 프로조기진출을 결심하고 KBL(한국농구연맹)에 신인드래프트 신청서를 내기로 결심한 건 마감(9월 30일) 일주일 전. KBL이 발표한 드래프트 참가 신청자 최종 명단에 김형빈의 이름이 포함된 KBL 신인드래프트 신청명단이 보도 자료로 뿌려졌다.

“확실히 결정된 건 드래프트 마감 일주일 전이었어요. 대학 진학을 희망하긴 했지만, 주변에서 ‘기회가 오면 잡아야 한다’라는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나이도 어리고, 경험하고, 성장할 수 있으니까 조기 진출을 결정했어요.”

가족들이 그의 고민에 마침표를 찍게 했다. ‘농구선수 김형빈’을 위해 아버지와 어머니가 김해, 안양에서 떨어져 생활하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한 그는 아버지의 한 마디에 결단을 내린 것이다. “아버지와 밥을 먹고 있었는데, 한 마디 하시더라고요. 저 자신을 믿고 한다면 문제될 게 없을 거다‘라고요. 미래를 생각하는 것도 좋지만, 지금 열심히 따라만 가도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이우균, 양준영(이상 전 모비스), 이승배(전 LG), 송교창(KCC), 서명진(현대모비스)에 이어 여섯 번째 고졸 루키를 예약했다.

농구 구력이 짧은 데다 올해 신인드래프트에 대학리그 빅4(고려대 박정현, 연세대 김경원, 성균관대 이윤수, 경희대 박찬호)로 불리는 센터들이 모두 나오는 상황에서 ‘기회’라고 말한 이유는 뭘까.

고개를 끄덕인 김형빈은 이렇게 말했다. “농구를 시작한 지 4년 만이죠. 구력이 짧고 부족한 게 많아요. 프로무대에서 바로 뛸 실력도 아니고요. 그래도 빨리 습득할 수 있다는 건 최고 장점인 것 같아요. 그리고 저희 가족이 모두 머리가 좋아요. 누나는 로스쿨을 준비하고 있고, 아버지는 의사 선생님, 어머니는 수학 선생님이세요. 전 공부에 뜻이 없어서 부모님이 운동이나 시켜보자고 했는데, 워낙 시끄러운 아이였어서 바둑을 시켜보려고 하셨데요. 점잖아지라고. 근데 그것마저 안됐으니 농구를 하게 된거죠.”

 

그러면서 프로 무대에 간다면 ‘인정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장점은 센터임에도 불구하고 슛 터치가 좋다. 시야도 좋다”라고 본인을 어필한 김형빈은 “누구에게나 예쁨 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 인정도 받고 싶다”라고 프로 무대를 향한 포부를 전했다.

대부분의 구단에서 그의 실력 보다 성장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그의 픽을 고려하고 있는 가운데 그는 “가능성을 높게 사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프로 무대에 가서 즉시 전력감이 되는 건 내 몫이다. 빨리 프로무대에 도전하는 만큼 기회를 잡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당찬 출사표를 전하며 오는 11월 4일, 2019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일을 바라봤다.

# 사진_ 유용우, 한필상 기자
# 영상_ 김남승 기자 

  2019-10-28   강현지(kkang@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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