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아이폰11' 첫 구매 100m 긴 줄.."딱 봐도 카메라 좋아보이네"

이경탁 기자 2019. 10. 2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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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스토어 1호 구매자, 아이폰 구매하기 위해 몇 년간 용돈 모아고객들 "인덕션 디자인 생각보다 예쁜데?" 호평

가로수길 애플스토어에서 아이폰11 시리즈와 애플워치5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선 고객들. /이경탁 기자

"인덕션 디자인을 직접 보니 카메라가 딱 봐도 좋아보이네요" 25일 아이폰11 시리즈 한국 출시 현장에서 넋놓고 아이폰11을 만지던 한 고객이 이렇게 중얼거렸다.

아직 해가 밝기전 오전 6시가 좀 지난 가로수길. 애플스토어가 위치한 골목길로 들어서자 줄을 서서 웅성거리는 밀레니얼 인파가 눈에 들어왔다. 모두 아이폰11 시리즈와 애플워치5를 구매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애플의 ‘진성고객’들이다.

가로수길 애플스토어 전경. /이경탁 기자

이날 애플코리아는 오전 8시부터 애플스토어 매장과 통신 3사를 통해 아이폰11 판매를 개시했다.

새 애플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대기하는 줄 길이는 대략 100미터 정도됐다. 많은 보안요원이 줄 곳곳에 대기하며 혹시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방지하고 있었다. 오전 7시 30분 기준으로 56명의 인원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후 시간이 지나도 대기하는 인원은 대략 100명도 되지 않았다.

동작구에서 사는 고민수(31)씨는 이날 친구 김봉규씨와 새벽 4시에 택시 타고 도착했다. 고 씨는 "혹시라도 재고가 떨어져 못 살까봐 걱정 돼 왔더니 줄이 너무 짧아 놀랐다"고 말했다.

애플스토어 1호 고객인 송영준(17, 왼쪽))군과 백두연(16)군. /이경탁 기자

정말 애플 아이폰의 인기가 식은 것일까?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고객들의 불편함과 혼잡함을 막기 위해 사전에 원하는 시간 대에 제품을 수령할 수 있는 예약을 받았다"며 "특히 올해에는 보안 요원들을 더 많이 배치해 고객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했다"고 전했다.

실제 아이폰11은 공개 직후 혹평을 받았음에도 미국, 중국 등 1차 출시국에서 기대 이상 판매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후면 카메라 디자인이 인덕션과 비슷하다’ ‘혁신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쏟아진 것에 비해 의외의 결과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전작에 비해 가격을 낮춰 가성비를 내세운게 통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국내에서는 가격을 유지해 가성비 효과도 기대하기 힘들다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전작과 비슷한 수준의 예약판매를 기록했다는 게 통신사들의 설명이다.

아이폰11을 수령하기 위해 오랜 시간 대기 중인 고객들은 표정에서 마치 ‘산타할아버지’를 기다리는 어린이들 같은 에너지가 느껴졌다. 과연 애플 고객의 충성심은 ‘명불허전’이란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아이폰11 후면 모습. /이경탁 기자

애플스토어 아이폰11 국내 첫 1호 고객은 고등학생인 송영준(17)군과 백두연(16)군이다. 친한 형동생 사이라는 이들은 각각 ‘아이폰11 프로’와 ‘애플워치5’를 구매하기로 했다. 전날 오후 5시부터 12시간 넘게 이 장소에서 대기하고 있었지만 지친 기색은 느껴지지 않았다. 이들의 눈에는 새 제품을 가장 빨리 써보고 싶었다는 열망만이 보였다.

송 군은 "아이폰6S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새로운 애플 제품을 구매할 시점이 와서 아이폰11 프로를 구매하기로 했다"며 "제품이 비싸지만 몇년 간 세뱃돈과 용돈을 모아 구매 비용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백 군은 원래 갤럭시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이번에 애플 제품 구매를 결정했다. 백 군은 "아이폰은 프로맥스 모델을 이미 이통사를 통해 예약해 오늘은 애플워치5를 구매하려 한다"며 "일부에서는 아이폰11 카메라 디자인이 주방 인덕션과 같다고 놀리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다. 카메라 성능 변화가 기대된다"고 했다.

아이폰11 프로 후면 모습. /이경탁 기자

줄을 선 또 다른 고객들도 이들과 비슷한 소감을 밝혔다. 아이폰11 프로를 구매하기 위해 일산에서 온 박규영(27)씨는 "원래 갤럭시 시리즈를 사용하다가 갤럭시노트7 사태가 터졌을 때 아이폰 유저로 넘어왔다"며 "5G 폰이 나오고 있는데 아직 통신망도 시기상조이고 인덕션 디자인도 괜찮다고 느껴져 아이폰11 구매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수원에서 온 정완석(20)씨는 "중학생 때까지 갤럭시를 사용하다 이후 계속 아이폰을 구매하고 있다"며 "인덕션 디자인은 오히려 고급스럽고 5G폰도 아이폰 5G 모델이 나와야 구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이번 아이폰 디자인에 실망했다는 반응도 있다. 22세 대학생 우준화씨는 "예전부터 아이폰을 사용했지만 아이폰11의 디자인은 안타깝다"며 "이에 아이폰 대신 애플워치를 구매하러 왔다"고 말했다.

오전 8시가 되자 고객들이 애플코리아 직원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입장하고 있다. /이경탁 기자

인터뷰를 한 고객들에게 애플에게 원하는 점을 묻자 다들 "1차 출시국까지는 아니더라도 2차 출시국으로 조정해 한국에서도 좀 더 빨리 아이폰 신제품을 만날 수 있게 했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드디어 8시가 되기 10초 전 애플코리아 임직원들이 카운트다운을 세며 고객들의 분위기를 띄웠다. 이 순간만큼은 애플의 본고장인 미국의 애플스토어가 부럽지 않았다. 이어 고객들과 직원들의 하이파이브를 통해 입장이 이뤄졌다. 우선 선착순 대기자 10명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가 펼쳐졌다. 이들에게는 각자 예약한 제품과 함께 선물이 증정됐다.

애플이 사전에 스토어 입장 인원을 조정한 만큼 여러 제품을 체험해보기 좋았다. 스토어 직원들은 고객들에게 한 명씩 붙어 상담과 제품 수령을 진행했다. 아이폰11 새로운 기능을 소개하는 이벤트도 함께 진행됐다. 기자가 실물로 본 아이폰 인덕션 디자인은 정말 생각했던 것보다 나쁘지 않았다. 계속 보니 꽤 매력적인 디자인이다. 국내에서 아이폰11의 선전을 기대해본다.

이날 아이폰11 대신 애플워치5를 구매하기 위해 온 고객들도 많았다. /이경탁 기자

한편 이날 같은 시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통신 3사도 아이폰11 출시행사를 열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모델별 선호도에서 크기와 성능이 중간급인 아이폰11 프로를 선택한 고객이 44.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아이폰 11(34.5%), 아이폰 11 Pro Max(20.8%) 순으로 예약구매 고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색상의 경우 아이폰 11은 화이트가 가장 인기가 많았으며, 다음으로는 블랙과 퍼플 순이었다. 아이폰11 프로와 아이폰11 프로맥스는 미드나이트 그린을 고른 고객이 가장 많았고, 스페이스 그레이와 골드가 뒤를 이었다.

또 KT가 지난 18일부터 7일간 진행한 아이폰 11 사전예약 고객을 분석한 결과 △10대 7% △20대 46% △30대 30% △40대 이상 17%로 집계돼 20~30대에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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