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경XKS1]혼돈의 9회말, 끝내기 오재일은 왜 아웃이 됐나
22일 잠실 한국시리즈 1차전 9회말은 ‘카오스’ 그 자체였다. 보기 드문 장면이 속출했고, 복잡한 규칙도 동원돼야 했다.
선두타자 박건우의 힘없는 타구가 시작이었다. 6-6으로 맞선 9회말 박건우의 타구는 유격수와 좌익수, 중견수 사이에 떴다. 워낙 체공시간이 길어 유격수 김하성이 충분히 처리할 것으로 보였으나 김하성이 뒷걸음질 치다가 공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히 드랍 더 볼’ 실책이었다.
분위기가 요동쳤다. 2번 정수빈의 번트 타구는 묘하게 투수 오주원과 1루수 박병호 사이에 똑 떨어졌다. 둘의 동선이 겹치는 바람에 공 처리에 시간이 걸렸고, 1루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한 정수빈이 빨랐다.
이 과정에서 1루심의 판정이 번복됐다. 1루심은 아웃을 선언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세이브로 바뀌었다.
6-6 동점 무사 1·2루에서 두산 벤치가 호세 페르난데스에게 강공을 고집한 것도 이례적이었다. 끝내기 상황, 득점 가능성을 높이는 희생번트가 필요했다. 페르난데스가 번트에 능하지 않다면 대타를 쓰는 것도 가능했다. 페르난데스는 이날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강공 고집 속, 페르난데스의 타구는 투수앞 땅볼이 됐다. 체공 시간 때문에 주자들이 진루하는데 충분했지만 이번에는 ‘스리피트’ 위반이 문제였다. 1루심과 주심 모두 이 부분을 지적하지 않았고, 키움 벤치의 비디오 판독 요청 끝에 ‘스리피트’ 위반이 확정됐다. 2·3루에 가 있던 주자들이 1·2루로 돌아와야 했다. 아웃카운트만 1개 늘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이 스리피트 판정에 항의하러 나왔다가 퇴장을 당했다. 비디오 판독 결과에 대한 어필은 퇴장 대상이다. 한국시리즈 역대 2호 퇴장 기록을 남겼다.
‘카오스’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1사 1·2루 김재환의 타구가 오른쪽 담장을 크게 넘어갔다. 파울 판정이 났지만 다시 ‘비디오 판독’이 이뤄졌다. 비디오 판독 끝에 파울 원심이 그대로 남았다.
파울 홈런 이후 오주원의 바깥쪽 투구 아슬아슬했던 2개가 모두 볼 판정을 받으면서 경기 흐름이 급격하게 두산 쪽으로 넘어갔다. 김재환이 볼넷을 골랐고, 1사 만루 오재일이 타석에 들어섰다. 초구를 걷어 올려 중월 끝내기 안타를 때렸다.
경기가 끝나는 상황이었지만 그대로 끝나지 않았다. 1루주자 김재환은 중견수 뜬공 가능성 때문에 1루 근처에 남아있었고 타자주자 오재일은 1루를 돌아 2루까지 뛰려 하다 문제가 벌어졌다. 1루주자 김재환을 추월해 버렸다. 두산 선수들이 끝내기 세리머니를 펼치는 가운데 키움 1루수 박병호가 이 부분을 어필했고, 장정석 감독도 벤치에서 달려나왔다. 어필이 받아들여져 오재일은 추월 아웃이 선언됐다. 공식 기록은 추월 아웃과 함께 1루수 태그 아웃으로 남았다. 만약 1사 만루가 아니라 2사 만루였다면 끝내기 득점이 취소될 수도 있었다. 물론 2사 만루였다면 주자들이 타구음과 함께 모두 뛰는 상황이어서 실제 사고가 벌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
9회말에만 ‘히 드랍 더 볼’ 실책 1개, 비디오 판독 3개, 감독 퇴장, 끝내기 안타에 추월 아웃까지 벌어졌다. 한국시리즈 사상 가장 다사다난했던 1이닝이었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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