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경두, 北 전력 공개한 野의원에 "이적행위"

양승식 기자 2019. 10. 22.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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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NLL인근 함박도등 5개섬 공격형 기지로 바뀌었다" 지적에
정경두 "軍의 정보능력 노출", 河 "軍이 北의 공격형 무기 은폐"
北 서해안 해안포 지속 개방엔 "적대행위로 이어지는 증거없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21일 북한이 서해안 일부 해안포를 지속적으로 열고 있는 것에 대해 "적대 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증거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승도 해병대사령관이 '함박도 초토화 계획을 세웠었다'고 한 것에 대해 "섬을 초토화하는 게 아닌 감시 장비와 시설을 무력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다른 말을 했다.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비롯한 각종 미사일 도발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9·19 남북군사합의 사항이 잘 지켜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장관이 우리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주요 사안마다 문제가 없다고 밝히거나 위협을 축소하려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자유한국당 박맹우 의원이 '북한이 단 한 번도 9·19 군사합의를 위반한 적이 없느냐'는 질문에 "합의 사항이 잘 지켜지고 있다"고 답했다. 박 의원이 '개머리 진지 해안포 포문을 폐쇄하지 않아 북측에 10회 이상 합의 이행을 촉구한 적이 있다'고 하자 정 장관은 "일부 (포문 개방 행위가) 없을 때도 있고, 하루에 한 번 또는 두 번 정도씩 문이 개방될 때가 있지만 우리에게 적대 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했다. 군은 북한의 포문 개방 행위에 대해 항의했다고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환기를 위해 해안포 문을 열어두는 것 같다"고 말해 왔다.

정경두(왼쪽) 국방부 장관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 종합국감에 출석해 함박도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지난 15일 국감에서 ‘함박도 초토화’ 계획 관련 발언을 한 이승도 해병대사령관. /조인원 기자

정 장관은 포문 개방 행위가 9·19 군사합의 위반이 아니냐는 지적엔 "늘 만반의 대비 태세를 하고, 빈틈없이 대응하고 있다"며 "그것이 '위반이다, 아니다' '도발이다, 아니다'라고 말하기 전에 늘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을 보고 있다"고 했다. 박 의원이 '북한을 옹호한다'고 하자 정 장관은 "저는 북한 입장을 절대 옹호하는 발언을 하지 않는다"며 "눈치 본 적 한 번도 없다"고 했다. 정 장관은 이날 북한이 9·19 군사합의를 위반한 적이 없다면서도 군사 합의 조항에 있는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에 대해서는 "(관련 논의가)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어서 안타까운 부분이 많다"고 했다. 남북은 남북군사공동위를 구성해 9·19 군사합의 이행을 논의하기로 했지만 북한이 응하지 않아 한 차례도 열리지 못했다.

정 장관은 이승도 해병대사령관의 '함박도 초토화' 발언에 대해서는 "제 답변이나 해병대사령관 발언은 차이가 없고, (해병대사령관이) 의지·결기를 더 넣어서 표현했고 저의 지휘 마인드를 잘 표현해서 고맙다"고 했다. 하지만 "(섬 초토화가 아닌) 감시 장비, 시설들에 대해 표적화해서 무력화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 공격 작전 없이 어떻게 시설을 무력화한다는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정 장관은 지난 18일 국감에서 이 사령관의 발언에 대해 "남북 간에 군사적 갈등이 있는 것처럼 오해돼서는 안 된다"고 했었다.

정 장관은 이날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서해북방한계선(NLL) 인근 5개 섬의 북한군 전력을 공개한 것에 대해 "군의 정보 능력을 노출하는 것은 적을 이롭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 의원은 앞서 "NLL 인근 5개 섬인 장재도, 갈도, 무도, 아리도, 함박도가 2015년 이후 북한의 공격형 기지로 바뀌었다"며 "방사포 16문이 들어와 동시다발로 288발을 쏠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를 '이적 행위'라고 말한 것이다.

하 의원은 "북한 무기 현황을 공개하는 것이 왜 적을 이롭게 하는 것이냐"고 따졌다. 이에 정 장관은 "적의 지해공 각종 무기 체계나 전력에 대해 상세히 공개하는 것은 우리 안보를 유지하는 데 있어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하 의원은 "국방장관이 국회의원을 이적 행위자로 보고 있다"며 "군은 북한의 서해 5도가 방어형에서 공격형으로 바뀐 것을 은폐하려고 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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