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혐의 중대·증거인멸"..정경심 교수 측 "2개 의혹, 11개 범죄로"
[경향신문]
WFM 주식 차명 매입 의혹
조국 5촌 조카 재판도 영향
구속영장 청구 불가피 판단
검찰은 21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54)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57)의 범죄 혐의가 중대하고, 정 교수가 여러 증거를 없애려고 한 정황도 확인돼 구속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정 교수 공범인 조 전 장관 5촌 조카 조모씨(36)도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는 점도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근거로 들었다.
정 교수는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한다. 최근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며 건강 문제도 호소한다. 법원의 정 교수 구속영장 발부 여부에 따라 조 전 장관 조사 등 이후 검찰 후속 수사 동력의 세기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는 딸 조모씨(28)의 대학원 진학을 위해 위·변조한 동양대 총장 표창장,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활동증명서 등을 2013~2014년 서울대 환경대학원,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등에 제출하면서 입학전형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컴퓨터 파일 분석, 관련자 진술, 조씨의 대학 지원 시 제출 자료목록 등을 입수해 정 교수가 딸의 표창장이나 증명서를 허위로 만들거나 발급받았다는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컨대 조씨가 받은 동양대 총장 표창장은 기재일이 2012년 9월7일자이지만 위조 시점은 2013년 6월이었다. 조씨는 2013년 3월에 진행된 차의과대 의학전문대학원 전형에서는 동양대 총장 표창장 수상 실적을 기재하지 않았다. 정 교수는 2013년 동양대 영어영재센터장으로 근무하면서 대학생인 조씨를 연구보조원으로 등록해 수백만원을 허위로 받은 혐의도 있다.
정 교수의 사모펀드 관련 범죄 혐의 중에는 지난해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조 전 장관 일가가 14억원을 투자한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 투자사이자 코스닥 상장사인 더블유에프엠(WFM) 주식을 차명으로 매입한 게 대표적이다. 정 교수는 조 전 장관 5촌 조카이자 코링크PE 실소유주인 조씨로부터 WFM 주가가 오를 만한 내부정보를 미리 듣고 WFM 주식을 일가와 무관한 제3자 명의로 매입했다. 당시는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일할 때다. WFM 주식은 차명 보유 재산이라 공직자 재산신고도 되지 않았다.
검찰은 정 교수의 코링크PE 자금 횡령 혐의는 동생 정모씨(56) 명의로 받은 허위컨설팅 고문료 1억5800만원만 적용했다. 지난 3일 구속기소된 조씨의 횡령 혐의 중 일부다. 조씨 공범인 정 교수의 횡령 액수는 기소 단계에서 늘 수 있다. 검찰은 정 교수가 사모펀드 투자 약정액이 10억5000만원인데도 74억5500만원이라고 허위로 신고한 혐의도 적용했다. 정 교수와 함께 블루코어에 투자한 정 교수 동생도 같은 혐의로 기소될 가능성이 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증거보전 목적”이라고 말했던 정 교수의 집무실과 자택 PC 하드디스크 교체에 검찰은 증거은닉교사 혐의를 적용했다. 정 교수는 조 전 장관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사모펀드 투자 의혹이 불거지자 “블라인드펀드라 투자내역을 알 수 없다”는 내용이 담긴 코링크PE 운용현황보고서를 급조하도록 조씨에게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이 이날 정 교수에게 적용한 죄명은 10개, 지난 9월6일 재판에 넘긴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혐의까지 더하면 11개다. 검찰은 정 교수 신병을 확보하면 또 다른 횡령 범죄 의혹과 웅동중 교사 채용비리 의혹 등에 대한 수사를 계속할 계획이라 적용 죄명은 늘어날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영장에 기재한 범죄 사실 이외에도 추가로 수사를 진행 중인 사항이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 측 “사실관계 오해
조카 잘못을 덧씌우는 것”
정 교수 측 변호인단은 “검찰이 근본적 사실관계를 오해하고 있다. (혐의가) 11개나 기재됐지만 실제는 2개 의혹(딸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을 11개 범죄 사실로 나눈 것”이라고 했다. 인턴 활동 내용·평가 등에 관한 딸 입시 문제에 대해 변호인단은 향후 재판에서 해명될 것이라고 했다. 사모펀드 관련 혐의를 두고 “조씨의 잘못을 피의자(정 교수)에게 덧씌우는 것으로 사모펀드 실질 운영 주체 문제에 대한 오해로 인해 생긴 문제”라고 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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