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님, 한번도 안봤죠?" tbs 사장 도발에 "어디서 이따위" 발칵(종합)

강은성 기자,김일창 기자,최소망 기자 2019. 10. 21.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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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쟁으로 얼룩진 과방위 국감..방통위 예산 사용 내역 등 '국정' 감사는 실종
한상혁 위원장 "보도는 명백한 오보..조선일보에 법적 대응"
이강택 tbs 교통방송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9.10.2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김일창 기자,최소망 기자 = "의원님은 그 프로그램 보시긴 하셨습니까. 한번도 안보셨자나요. 그렇지 않습니까."(이강택 tbs사장)

"어허! 어디서 아까부터 막말이야. 어디서 '봤어요. 안봤어요' 이따위... 지금 당신 태도는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을 지금 당신이 감사하는거야?"(정용기 의원)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의 마지막 날을 맞았지만, 피감기관의 예산이 올바로 사용됐는지, 1년간 시행한 정책은 적절했는지 돌아보는 '감사'는 없었다. 국회 상임위 가운데서도 '식물 상임위'로 알려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얘기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21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한 확인감사를 진행했다.

과방위는 이날 국감 시작부터 한상혁 방통위원장 위법여부를 놓고 설전을 벌이더니 오후 들어선 이강택 tbs사장이 참고인으로 나왔을때 갈등이 극에 달했다. tbs에서 진행하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는 논란을 놓고 여야가 고성을 지르며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정용기 의원이 이강택 사장의 PD시절 프로그램을 국감장에 띄우며 "이미 PD시절부터 좌편향돼 있다"고 지적하자 이 사장이 발끈하며 "의원님은 프로그램을 한번 보시기나 하고 질문하시는거냐"고 맞받아쳤다.

정 의원과 이 사장은 서로 언성을 높이며 말을 주고받다가 격앙된 이 사장이 정 의원의 말을 끊고 "프로그램을 한번도 안들어보셨죠"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정 의원은 "어디서 봤냐 안봤냐를 따지느냐, 당신이 지금 국회의원 감사하러 나왔냐"며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노웅래 위원장이 정 의원을 진정시키고 이 사장에 대해서도 태도를 신중히 하라고 하면서 고성은 가라앉았다.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노트북에 '위법 5관왕 한상혁 OUT'이라고 적힌 피켓을 붙여놓고 있다. 2019.10.2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과방위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오전 감사시작 전부터 노트북에 '위법 5관왕 한상혁 OUT'이라는 피켓을 붙이고 시위를 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18일자 <조선일보>에서 한상혁 위원장이 방통위원장으로 취임한 후에도 한 언론인의 변호를 맡았다며, 이는 겸직을 금지한 국가공무원법 및 변호사법 등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한데 따른 것이다.

한국당 의원들은 한 위원장이 방통위원장으로 취임 후 나온 대법원 판결문에 '법무법인 정세, 대표번호인 한상혁'이라고 적혀있는 것을 근거로 Δ국가공무원법 Δ방통위설치법 Δ방송법 등을 위반했다고 주장한다. 이 법들은 공무원이 공무 외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취임후 대법원 판결문에 이름이 적시된 걸 근거로 이를 어겼다고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위원장은 "보도 내용은 오보이고 변호사 활동도 하지 않았다"고 맞섰다. 그는 또 의원들의 공세가 계속되자 "소모적 논쟁을 일으킨 조선일보에 법적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도 말했다.

한 위원장과 야당의 공방이 계속되는 사이사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한국당의 '피켓시위'를 문제삼았다. 노웅래 과방위원장이 '국회내 질서유지'를 위해 피켓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노 위원장은 이같은 요구가 이어지자 한국당을 향해 "이미 의사표시는 충분히 한 것 같으니 이만 피켓을 철거하라"며 "지금 방통위원장의 위법성을 논하고 있는데, 국회법상 국감과 상관없는 물건을 장내에 들여오려면 상임위원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자유한국당이 설치한 피켓은 사전에 허가받지 않은 물품이므로 국회법 위반"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야당 의원들은 점심시간이 지난 후에야 피켓을 철거했다.

양승동 한국방송공사 사장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9.10.2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최근 평양에서 열린 남·북 남자 축구대표팀 경기 영상을 공개하라는 야당 질의도 이어졌다. 이번 경기는 지난 1990년 이후 29년 만에 평양 땅에서 열린 남자 대표팀 경기로 전 세계의 관심을 받았지만 관중·중계·기자단없이 치러져 '깜깜이' 경기란 비판을 받았다. 경기 후 지상파 3사는 녹화중계라도 하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화질이 나쁘고 방송용으로 사용하기 부적합하다는 판단하에 무산됐다.

이에 대해 양 사장은 "KBS는 중계 대행사를 통해 중계권을 샀는데 중계를 못하다 보니 계약금 반환 등 대행사에 법적 대응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KBS는 중계 영상을 제공할 권리가 없기 때문에 방영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유일하게 정책에 대한 감사가 이뤄진 것은 원안위에 대한 부분이었다. 의원들은 최근 한빛 3·4호기에서 157㎝ 크기의 공극과 200개의 공극이 발견된 데 대해 부실시공 가능성을 언급하며 시공사 현대건설의 책임을 따져물었다.

증인으로 출석한 송진섭 현대건설 전무는 이에 대해 "1995년, 1996년에 각각 두 원전의 준공 하자보수 기간을 거쳤다"고 말해 법적으로 계약의 의무를 다했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에 대해 이상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글로벌 기업으로 보면 책임회피고 비겁한 것"이라면서 "오히려 그건 책임 피하려고 급급하다 현대기아차 이미지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용현 의원(바른미래당)도 "한빛1,2,3,4호기 모두 현대건설에서 시공했는데 3,4호기에서 더 많은 구멍이 발견됐다"면서 "현대건설이 시공 잘못한 것 맞는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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