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영화로 '한국 홍보'한다며 돈 쓰고 겨우 이 장면?

정윤식 기자 2019. 10. 18.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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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몇 년 전 헐리우드 대작 어벤져스의 몇 장면을 우리나라에서 찍어 화제가 됐었지요. 당시 제작진은 촬영 비용 일부를 우리 정부로부터 지원받기도 했는데, 우리나라를 알리겠다는 목표로 외국영화의 국내 촬영을 지원하는 정부 사업이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한국인이 연쇄살인범으로 나오거나 배경이 어딘지 전혀 알 수 없는 영화까지 지원을 받고 있다는 겁니다.

그 실태를 정윤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국인 남자 주인공이 연쇄살인범으로 등장하는 이 영화,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신혼부부를 성폭행하고 살해하는 장면이 영화 절반을 차지합니다.

폐건물과 허름한 거리만 나오는 이 영화에 영화진흥위원회는 3천만 원을 지원했습니다.

한국에서 찍는 외국 영상물에 국내 제작비 20~25%를 현금 지원하는 사업에 선정됐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한 일본 드라마는 합천 세트장에서 촬영하고 6천만 원을 지원받았는데 합천을 60년대 도쿄로 바꿔서 찍었습니다.

미처 가리지 못한 한국어 간판 몇 개를 빼고는 한국의 모습,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지난 9년간 모두 21편에 140억 원이 지원됐는데 한국 홍보와 관광 유치라는 사업 목적이 무색한 영화도 포함돼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 : 영화라는 게 (편집이 끝난) 완전 본이 바로 나오기는 어렵잖아요. 그렇다고 마냥 평가를 늦출 수는 없고….]

또 외국 영화 제작 유치가 우리 영화 산업에 도움을 주는지도 의문입니다.

[해외영화 국내 촬영 제작진 : 국내 스태프들은 현장에서 허드렛일만 하는 실정이거든요. 수준이 발전한다기보다 착취되고 있지 않나 (의문입니다.)]

어벤져스나 블랙팬서 같은 이른바 할리우드 대작의 국내 촬영이 화제가 되기는 했지만, 관광 효과는 측정이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김영주/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문체위) : 국내에서 촬영하는 영화 제작사에 140억 원에 달하는 세금을 지원했지만 이에 대한 관광 효과를 측정할 수 없다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사업 취지를 살릴 수 있는 최소한의 절차를 확보하는 등의 제도 정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 영상편집 : 이승진)     

정윤식 기자jys@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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