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불로 들어와 봐" 성희롱에도 무방비..보훈처는 수수방관

2019. 10. 18.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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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국가유공자의 집을 찾아 집안일 등을 돕는 보훈처 소속 '보훈섬김이'들이 갑질에 시달린다는 내용, 어제(17일) MBN이 단독으로 전해 드렸는데요. 이 섬김이들 가운데 일부는 유공자들이 가하는 성폭력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창훈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기자 】 국가보훈처에 고용돼 활동 중인 '보훈섬김이'는 현재 전국에 1천3백여 명.

고령의 국가유공자들의 집을 방문해 청소 등 일상을 돕고 있지만, 우리나라 국가유공자는 지난해 기준 70만 명이 넘습니다.

이러다 보니 2인 1조로 근무해야 한다는 규정은 유명무실해졌고, 혼자 일해야 하는 환경에서 각종 성희롱에 시달리기 일쑤입니다.

한 섬김이는 문이 열려 있기에 들어갔더니 "나체의 어르신이 이불을 들치며 이리로 들어오라고 했다"며 피해를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보훈처의 대응은 '서비스 종료'가 고작이었습니다.

지난해 11월엔 한 섬김이가 성추행으로 산업재해 판정을 받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국가보훈처 B지청 보훈섬김이 -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당했다고 지청에 전화로 보고를 하면 "알았다" 그러고 1주일이 지나고 2주일이 지나고 그냥 무시를 하는…."

실제 섬김이 38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성폭력 피해자는 절반이 넘었고, 4번 이상 당했다고 답한 경우도 10.5%에 달했습니다.

▶ 인터뷰 : 정재호 /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정무위) - "성폭력 피해를 받은 섬김이들에 대해 아무런 보호조치도 취하지 않은 담당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입니다."

국가보훈처의 무관심 속에 섬김이들은 오늘도 성폭력 걱정을 안고서 보훈대상자들의 대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조창훈입니다. [ chang@mbn.co.kr ]

영상취재 : 전범수 기자 영상편집 : 한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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