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복지라더니.."중증 장애 지원 오히려 줄었다"

남재현 입력 2019. 10. 18. 20:1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데스크] ◀ 앵커 ▶

기존에 장애인들은 등급에 따라서 일괄적으로 활동 보조 지원을 받았는데, 개인 상황에 맞게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높아지면서 7월부터 이 장애 등급제가 폐지 됐습니다.

그럼 장애 정도가 심해 거동이 불가능한 경우 지원이 더 늘어야 할텐데 오히려 최 중증 장애인들에 대한 지원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왜 그런지 남재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3년 전 교통사고를 당해 전신이 마비된 63살 정덕교씨.

2년여 입원 생활 끝에 두 달 전 퇴원했습니다.

[정덕교/중증 장애인] "손가락 하나 못 움직여요. 만날 눈 뜨면 눈뜨는 게 무서워요. 차라리 누워가지고 죽었으면 좋겠는데. 죽지도 못하고. 아주 미치겠어요."

가족들은 함께 살 형편이 아니어서 정씨에게 활동보조인은 생명줄과 다름 없습니다.

[김명화/장애인 활동지원사] "물을 삼키다가 여기 사레 걸려요. 사레 걸리면 이걸로 몇 번, 배를 막 눌려줘야 숨이 올라와요. 그래서 이거는 항상 옆에 두고 있어요"

그런데 정 씨가 정부로부터 활동보조인 비용을 지원받는 시간은 하루 11시간 뿐입니다.

나머지 시간에 대한 비용만 월 200만원이 넘습니다.

[정덕교/중증 장애인] "지금 치료도, 재활도 조금씩 받으려고 하면 한 달에 5~600만 원은 돼야 해요. 근데 전혀 (지원이) 되지를 않으니까."

올해 7월 장애등급제가 폐지된 이후 정씨와 같은 활동보조를 신청한 중증 독거장애인 130여명의 지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지원 시간이 줄거나 그대로 였습니다.

최대 270시간 넘게 줄어든 경우도 있습니다.

지원 시간이 늘어난 경우는 12%에 불과했습니다.

[박경석/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필요한 사람들. 진짜 활동보조가 목숨처럼, 생명처럼 필요한 사람에게는 더 인색해져 버린 거예요."

이런 결과는 장애인 등급제를 폐지하면서, 평가하는 항목들도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최중증장애인들에겐 회사을 다니는 게 불가능할 수 있는데도 새 평가 항목엔 직장생활을 해야 24점 가산점이 붙고, 또 스스로 이동이 안되는데도 아파트 1층에 사냐 2층에 사냐에 따라 점수가 다릅니다.

[김상희/국회 보건복지위 국회의원] "최중증 장애인들에게 상당히 불리하게 좀 돼 있다, 미리 준비하는 과정에서 (불리함이) 걸러지지 못한 거죠."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불합리한 사례들이 취합되면 평가 방식 개선도 검토해보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남재현입니다.

(영상취재: 김희건, 영상편집: 유다혜)

남재현 기자 (now@mbc.co.kr)

[저작권자(c) MBC (www.imnews.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