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엔 법이 없다"..승객 독점 '총알택시' 시속 180km 질주까지

입력 2019. 10. 1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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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사람이 많은 전철역 출구에서 혹시 멀리 가지 않느냐며 손님을 끌어모으는 택시들, 한번쯤은 보셨겠죠. 이른바 총알택시인데, 장거리 승객을 독점한 채 조직 규칙까지 만드는 등 갈수록 진화하고 있습니다. 무법에 가까운 총알택시의 한밤 운행, 먼저 손하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하루 16만 명이 이용하는 서울 사당역입니다.

수원 방향 퇴근행렬이 밤늦게까지 이어집니다.

그런데 택시 3대가 출구 앞 길목을 막고 있습니다.

빈차 등을 꺼놓았는데 손님도 없고, 기사는 바깥에 있습니다.

의자도 가져다놓았습니다.

▶ 인터뷰 : A 씨 / 준법택시 기사 - "(저 택시는) 안양이나 수원이나 안산 뛰는 차들. 총알택시예요."

미터기로 요금을 받지 않고 자기들이 책정한 기준으로 요금을 받는 총알택시들, 슬슬 호객행위를 시작합니다.

▶ 인터뷰 : B 씨 / 총알택시 기사 - "수원 안산 안양. 수원 경기도. 어디 가세요, 어디 어디?"

▶ 인터뷰 : C 씨 / 총알택시 기사 - "수원종합운동장은 XX 멀어. 그래서 3만 원은 안 받고 2만 5천 원."

손님을 태웠지만 움직이지 않는 택시, 승객 한 명을 더 태우고 출발합니다.

그런데 이 택시, 수원으로 떠난 지 30분 만에 다시 돌아와 손님을 모으고 있습니다.

▶ 인터뷰 : B 씨 / 총알택시 기사 - "8만 원짜리 한 번 갔다 와서 다시 7만 원짜리나 8만 원짜리 한 번 가고 막차 가면 바로 끝나."

이튿날도, 그 이튿날도 같은 택시들이 자리를 차지합니다.

▶ 스탠딩 : 손하늘 / 기자 - "자정을 넘긴 시각입니다. 버스는 대부분 끊겼는데, 이제부터 역 앞에서 총알택시가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합니다. 직접 택시를 타러 가보겠습니다."

타자마자 속도를 높이는 택시, 취재진이 뒤따라보려 해도 금방 놓칩니다.

신호를 무시한 채 고속도로에 들어섭니다.

시속 150㎞는 가볍게 돌파하고, 심지어 180㎞를 넘기도 합니다.

▶ 스탠딩 : 손하늘 / 기자 - "수원역에 도착했는데 시각이 12시 58분입니다. 안 막혀도 30분 걸리는 거리지만 16분 만에 왔습니다."

호객행위와 합승, 미터기 미사용, 과속과 신호위반까지 모든 게 불법인데, 이 지역은 하나의 총알택시 조직이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 인터뷰 : D 씨 / 총알택시 기사 - "사당이 아무나 들어올 수가 없어요. 택시라고 해서 손님 모시고 가고 그렇게 못 해요. 싸움도 잘 해서, 진짜 잘해야 해요."

애꿎은 일반 택시기사들은 승객 한 명 태우기도 눈치를 봐야 합니다.

▶ 인터뷰 : E 씨 / 준법택시 기사 - "바로 빼 줘야 하고 경적 울리고, 가까이 가는 손님을 끌고 와서 (준법택시에) 태워서 보내버려요."

오늘 밤 사당역에선 또다시 총알택시의 질주가 시작됩니다.

MBN뉴스 손하늘입니다. [ sonar@mbn.co.kr ]

영상취재: 임채웅 기자 영상편집: 이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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