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의원님!"..정치9단 박지원도 당황케한 윤석열의 격한 응수

김형구 2019. 10. 18.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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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원님! 공개적인 자리에서 어느 특정인을 보호하시는 듯한 말씀 자꾸 하시는데.”

17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린 대검찰청 대회의장. 국감 대상 기관장으로 자리에 앉아있던 윤석열 검찰총장의 목소리가 갑자기 한 톤 높아졌다. 상대는 ‘정치 9단’으로 불릴 만큼 노련한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 박 의원이 윤 총장에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검찰의 과잉수사론을 거듭 문제 삼자 나온 윤 총장의 응수였다.

▶박 의원=“범행 일시·장소·방법이 지금 정경심 교수를 첫 기소한 공소장 내용과 완전히 다르다. 이런 것은 과잉기소 아닌가?”
▶윤 총장=“과잉인지 아닌지 설명하려면 수사 설명을 해야 하는데 수사상황을 말씀드릴 수 없으니까….”
▶박 의원=“정 교수는 소환도, 조사도 안 하고 기소했다. 국회 패스트트랙에 관계된 의원들(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로 고소·고발된 여야 의원 109명)은 경찰 수사에 응한 사람도 있지만 안 응한 사람이 더 많다. 이런 분들 기소할 건가?”
▶윤 총장=“수사를 마쳐봐야…. (목소리 조금씩 높아지며) 지금 수사내용에 대해 자꾸 말씀하시는 게 저희로선 참 답변드릴 수 없고, 또 기소를 할 거냐 말 거냐 저희들한테 이런 질문하시면 어떻게…(답변하겠는가).”
▶박 의원=“정 교수는 소환도, 조사도 않고….”
▶윤 총장=(목소리 더욱 높이며) “의원님. 국감 공개적인 자리에서 어느 특정인을 여론 상으로 보호하시는 듯한 그런 말씀 자꾸 하시는데, 제가 지금 말씀드리기가 어렵다.”
▶박 의원=“보호하는 게 아니다.”

윤 총장이 다소 격앙된 톤으로 나오자 박 의원은 순간 ‘방어 모드’가 됐다. 박 의원은 “(정 교수를) 보호하는 게 아니라 저는 패스트트랙 사건에 연루된 의원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묻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윤 총장은 다시 “정 교수 얘기하고 (패스트트랙 사건 수사하고) 왜 결부가 되는지 잘 이해를 못 하겠다”고 말했다. 격한 톤은 여전했다.


박 의원이 “아니 그러니까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한데…”라고 하자 윤 총장이 “법과 원칙대로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조금 있으면 다 드러날 텐데 기다려주시죠”라고 할 때 박 의원에게 주어진 질의시간이 종료되면서 둘 사이에 흐르던 긴장이 사그라들었다.

국회 한 관계자는 “박 의원의 매서운 추궁과 폭로로 인사청문회에서 추풍낙엽처럼 낙마한 공직 후보자들이 한둘인가”라며 “그런 박 의원 앞에서도 자기 목소리를 낸 윤 총장을 보니 ‘강골 검사’가 맞긴 맞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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