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계획된 무관중 경기.."남측이 좋아하는 것은 안된다"

이효용 2019. 10. 15.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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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5일) 평양의 남북 축구 경기는 유례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북한 관중 앞에서 북한팀이 우리팀에게 패하는 상황을 보여줘선 안된다는 이유와 최근 경색된 남북관계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효용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9년 만에 치러진 평양 남북 대표팀 경기.

김일성경기장의 4만여 관중석이 텅 비었습니다.

징계를 받아 하는 무관중 경기는 있어도, 홈팀이 자발적으로 관중 없이 하는 경기는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홈팀 응원의 이점과 입장·광고 수입 등을 포기한 겁니다.

무관중 경기는 경기 시작 직전에야 현장에서 확인됐습니다.

사전에 아시아축구연맹과도 협의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의 무관중 경기는 이미 지난달 말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7월부터 판매한 외국인 대상 경기관람 여행상품이 취소되고, 조총련 응원단도 받지 않은 배경입니다.

"남측이 좋아하는 것은 안된다"는 게 무관중 경기의 이유로 전해졌습니다.

4만 관중 앞에서 남측에 패배하는 상황, 또 남북경색 국면에서 남측 선수들의 경기를 주민들에게 공개하는 것 자체도 부담이 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이런 국제대회라는 이벤트를 통해서조차도 남측과 관계개선을 하는듯한 인상은 보여주지 않겠다는 것으로 남북 간의 어려운 정치적 관계가 스포츠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2023년 여자월드컵 남북 공동개최를 제안한 인판티노 피파 회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치러진 경기라는 점에서, 최고 지도자의 결정 없이는 무관중 경기가 가능하지 않았을 거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KBS 뉴스 이효용입니다.

이효용 기자 (utilit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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