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소개: 골프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즐기며, 누군가가 저로 인해 한 타를 줄였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을 목표로 글을 쓰는 골프 칼럼니스트 김태훈입니다.
얼마 전 KLPGA에서는 한 선수가 벙커 안에 들어간 골프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있었습니다. 결국 이러한 논란을 일으킨 선수는 2라운드 이후 기권을 했습니다. 본인의 의도가 어찌되었건 골프 규칙 적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많은 비난을 받는 안타까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 >
이미 많은 매체를 통해 접하셨겠지만, 상황은 이렇습니다. 7번 홀에서 친 세컨드 샷이 벙커에 깊숙하게 박혔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골프볼을 빼내서 자신의 골프볼이 맞는지를 확인하였습니다. 문제는 이 확인한 골프볼을 내려놓는 과정에서 라이의 개선이 있었다는 지적을 받은 것이었습니다. 정확히는 골프볼을 다시 내려놓은 과정에서 기존에 박혔던 볼과는 달리 어느 정도 꺼내놓고 친 것이 문제가 된 것입니다.

<박힌 볼 (Embedded Ball)에 대한 골프 규칙 개정>
2019년에 큰 골프 규칙 개정에 있어 ‘박힌 볼 (Embedded Ball)’에 대한 구제 역시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박힌 볼의 경우, 그 골프볼이 박힌 위치가 ‘일반구역’ 이라면 골프볼을 집어 올릴 수 있고, 볼이 박힌 바로 뒤의 지점에서 한 클럽 길이 이내의 구역에 골프볼을 드롭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경우에도 홀에 가깝지 않은 곳에 드롭해야 한다는 원칙이 적용됩니다.)
이는 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있어, 눈치 볼 필요 없이 구제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반드시 숙지해야 할 필요가 있는 규칙입니다.
그렇다면 ‘박힌 볼’의 범위는 어디일까요? USGA 및 대한골프 협회에서는 박힌 볼의 범위에 대해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박힌 볼은 어디에서나 구제 받을 수 있는가? >
그렇다면 골프 코스 내에서의 ‘일반 구역’이란 어떤 곳을 말하는 것일까요? 이를 설명하기 위해 골프 규칙 내에서의 ‘일반 구역’의 정의가 필요합니다.
일반 구역은 아래의 구역을 제외한 코스의 모든 구역을 말합니다.
⑴ 플레이어가 홀을 시작할 때 반드시 플레이하여야 하는 티잉구역
⑵ 모든 페널티구역
⑶ 모든 벙커
⑷ 플레이어가 플레이 중인 홀의 퍼팅그린
즉 이번에 문제가 되었던 ‘벙커’는 일반 구역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구제를 받을 수 없는 조건이었습니다. 그러므로, 드롭에 의한 절차를 통해 구제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볼의 확인>
이번 사례에서는 볼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골프볼을 집어 올렸다는 것이 해당 선수의 해명이었고, 경기 위원 역시, 볼의 확인 차원의 규칙 이행이었기 때문에 이를 허용했을 것입니다. 볼을 확인하기 위해 플레이어는 해당 볼을 집어 올려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번 경우는 두 가지가 문제가 될 것이라 판단합니다. 우선 ‘합리적으로 볼을 확인할 필요가 없을 때’에도 골프볼을 들어 올린 경우에는 1벌타를 받게 됩니다. 그러므로 본인의 골프볼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기 위해서는 ‘합리적’으로 판단했을 때, 자신의 골프볼인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했는지에 대한 상황 판단이 중요했을 것입니다. 두번째로는 골프 규칙 8.1에 의해, 플레이어는 스트로크에 영향을 미치는 상태를 개선하는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는 규칙을 위반했을 소지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경우에는 1벌타가 아니라, 일반 페널티라고 하는 2벌타를 받게 됩니다.

<들어 올린 볼을 언제나 닦을 수 있는가? >
골프볼을 들어 올릴 수 있는 경우라면 닦는 것 역시 허용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예를 들어 퍼팅 그린에 올라와 있는 골프볼은 들어올려서 닦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는 달리 부분적으로 허용되거나 전혀 허용되지 않는 몇 가지 사례가 있습니다. 이번 사례에서와 같이 자신의 볼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경우라면 ‘확인하는데 필요한 정도’로만 닦는 것이라면 허용됩니다. 하지만 플레이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볼을 집어 올렸거나, 볼이 갈라지거나 금이 갔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집어 올린 경우라면 닦는 것이 전혀 허용되지 않으므로, 주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규칙 역시 상황을 너무 자신에게 유리하게 바꾸는 것이 안된다는 골프 규칙의 큰 방향을 따른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골프볼을 이해하고 활용한다는 것>
늘 강조 드리지만, 골프 규칙은 반드시 ‘페널티’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재미를 목적으로 플레이한다고 해서 골프 규칙을 마음대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동반자들과의 약속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골프 규칙을 잘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에티켓 혹은 매너를 지키면서도 자신의 게임에 이득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점을 꼭 알고, 골프 규칙에 관심을 더 많이 갖는 골퍼들이 많아지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