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 줄은 알지만 뜻은 몰라"..일상이 고달픈 '실질 문맹' 22.4%
약 설명서·보험약관 이해도 떨어져..저학력 고령자 쏠려
'디지털문맹'↑..64% "마트·식당 무인기기 활용 어렵다"
국평원, 성인문해교육 받는 학습자 4년새 18.3%p 증가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우리 국민 대부분이 한글을 읽고 쓸 수 있어 '문맹률 제로'에 가깝지만, 정작 복잡한 내용의 정보를 이해하지 못하는 '실질적 문맹'인 성인이 2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 문맹을 해소하지 못할 경우 의약품 복용량 설명서나 각종 서비스 약관 등 일상적인 문서 이해가 불가능한 것은 물론 디지털 문맹이 되기 쉽고, 금융 사기 등 피해 위험에도 취약하다.
이에 따라 교육당국이 홍보·교육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국가평생교육진흥원(국평원)의 '성인문해교육 현황'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성인 960만명(22.4%)이 일상생활 또는 공공·경제생활에서 문해력이 떨어져 어려움을 겪는 실질 문맹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 문맹률은 한글을 깨치지 못한 이른바 '까막눈'과는 다른 개념이다. 2008년 국립국어원이 공식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 국민들 중 한글을 깨치지 못한 문맹률은 1.7%로 매우 낮았다.
하지만 국평원 자료에 따르면 실질 문맹인 성인 960만명 중에서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읽기, 쓰기, 셈하기가 불가능한 비문해 성인 인구는 311만명(7.2%)이다. 이들은 초등 1~2학년 학습이 필요한 수준이다.
다음으로 기본적인 문자 해독은 가능하지만 투약 설명서를 이해하지 못하는 등 일상생활에서의 활용이 미흡한 인구는 217만명(5.1%)이다. 이 경우 초등학교 3~6학년 학습이 필요하다.
일상생활은 가능하지만 보험 약관을 이해하는 등 공공·경제생활 중 읽기·쓰기·셈하기가 어려워 중학교 1~3학년 수준의 학습이 필요한 성인 인구는 432만명(10.1%)로 집계됐다.
국평원이 저학력·비문해 성인학습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성인문해교육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학습자도 늘어나고 있다. 2015년 2만2999명이었던 학습자는 지난해 2만7211명으로 4년간 18.3%포인트 증가했다.
젊은 시절 공부할 기회가 적었던 고령자가 이 지원사업에 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수업을 수강한 학습자는 70대가 1만3501명(49.6%)으로 가장 많았으며 60대가 6453명(23.7%), 80대 이상이 4107명(15.1%)이다. 2018년 기준 20~50대 비문해 학습자는 10.6% 수준이다.
성인 비문해자 중에서 고령자가 많아 세대 간 디지털 정보 격차가 커지면서 정보기기 활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디지털 문맹'도 주목받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이찬열 의원이 서울시 평생교육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문해교육 학습자 요구조사'에 따르면 비문해자 중 64%는 일상생활 중 무인기기 활용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건비 상승과 무인화 열풍으로 식당·대형마트·패스트푸드점 등에서 무인기기를 비치하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스마트폰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답변도 43.8%를 차지했다. 모바일 뱅킹을 사용하지 못해 금융서비스를 사용할 때 애로를 겪고, 고속열차(KTX)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지 못해 좌석표 대신 현장에서 겨우 입석표를 사야 하는 장·노년층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디지털 문맹을 위한 정보문해교육 콘텐츠는 교과서 1종에 불과하다. 교육과정은 ▲카카오톡 설치 ▲파일 저장 및 공유 ▲프로필 사진 바꾸기 ▲카카오톡으로 전화하기 등 기초적인 메신저 사용법 소개 수준이다.
이 의원은 "정보취약 계층의 디지털 문맹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교재와 강의를 통해 배우는 전통적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기기를 활용하는 체험 교육이 필수적이지만 '디지털 문맹'에 대한 문해교육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며 "정보취약계층의 디지털정보화 역량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문자해득 뿐 아니라 체험 교육을 통한 프로그램이 갖춰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dyh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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