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최근 “인도에서 노상 배변(open defecation)이 사라졌다”고 선언했다. 2014년부터 전국에 화장실을 설치하는 ‘클린 인디아’ 프로젝트를 강력히 추진해온 결과 들판이나 숲, 흐르는 물과 같은 곳에서 변을 보는 문화가 근절됐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지난달 카스트제도상 최하위계층 어린이 2명이 노상 배변을 했다는 이유로 맞아 죽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지난 2일(현지시간) “60개월 동안 1억1000만개 이상의 화장실을 지어 6억명 이상의 인도인에게 보급한 사실에 세계인이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유니세프에 따르면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6억2000만명이 일상적으로 노상 배변을 하던 나라다. 이에 따른 배설물에 의한 오염과 열악한 위생상태는 설사, 영양 결핍, 발육 부진 등으로 이어져 어린이 사망의 주된 이유가 됐다. 노상 배변을 하던 여성이 성폭력을 당하는 사건도 자주 발생해 상당수는 밤 늦은 시간까지 참았다가 볼일을 보곤 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세계보건기구(WHO)는 프로젝트가 추진된 2014년부터 지난달까지 설사나 단백질에너지결핍증으로 생명을 잃을 뻔한 인도인 30만명이 목숨을 건졌을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화장실 보급률이 100%를 달성했다는 정부 설명과 달리 지난해 말 기준으로 지방 인구의 44%는 여전히 옛 습관을 버리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인도 공감경제연구소(RICE)는 주장한다.
나자르 칼리드 RICE 연구원은 “정부는 화장실을 만드는 데에만 초점을 맞췄을 뿐 시설 유지 보수나 위생 관리는 고려를 못했다”며 “화장실을 어떻게 이용·유지해야 하는지, 변기에 들어간 배설물 등이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시민에게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불가촉 천민인 ‘달리트’ 계층은 여전히 공중화장실 이용이 금지되고 있어 카스트제도도 배변문화 개선의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