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에서] 이런 동원 집회 보셨나요

장상진 사회부 기동팀장 입력 2019. 10. 7.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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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진 사회부 기동팀장

3일 오후 1시쯤 서울 광화문광장 동편 KT빌딩 앞에서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 총괄본부장을 맡은 이재오 전 국회의원이 광장 건너편 자유한국당 진영을 향해 "약속대로 스피커를 꺼 달라"고 했다. 한국당은 요청을 무시하고 자체 연설을 이어갔다. 그러자 투쟁본부 측이 대중가요 '아 대한민국'을 우레 같은 볼륨으로 틀어 한국당을 방해했다. 가운데 광장에 있던 시민들이 "저 사람들 왜 저러느냐"며 혀를 찼다. 그 남쪽 서울역 인근에 자리를 편 우리공화당은 시민들에게 '주말마다 찾아오는 아들이 효자냐, 명절에만 선물 들고 오는 아들이 효자냐'고 물었다. 자신들이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때도 거의 매주 반(反)정부 집회를 열었으니, 이날 다른 곳에 가지 말고 자당(自黨) 집회 장소로 와달라는 일종의 호객(呼客)이었다. 비슷한 주장은 기독교 진영에서도 나왔다.

손에 든 피켓도 저마다 제각각이었다. '조국 OUT'부터 '문재인 하야' '북진 통일', 심지어 '예수 천당'도 있었다. 이런 시장통 같은 분위기 속을, 팔짱 낀 노부부, 친구 단위 대학생들, 아이와 함께 나온 젊은 부부, 대학생 아들과 초로의 엄마 등이 나들이하듯 거닐었다. '죽창을 든 동학농민' 분장의 청년도 포착됐다.

여당 지도부가 이런 중구난방 집회를 "동원 집회"라고 했다. 거리에 나왔던 이들이 대부분 야당이나 기독교 단체 소속이란 얘기다. 하지만 동원 주체가 따로 있는 사람을 상대로 어느 바보가 호객을 할까. 친문(親文) 진영은 '참가자 1인당 2만원씩 지급'이란 알바설도 유포했다. 지금껏 집회 참가를 대가로 돈을 주고받은 증거나 정황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대신 참가자들에게 집회 현장에서 '헌금'을 받아 빈축을 산 교회 단체는 있다. 돈을 주긴커녕, 오히려 받아간 것이다.

이런 풍경은 '집회 프로'들이 기획·총괄하는 친문·친북(親北) 집회에선 상상 밖의 일이다. 5일 서초동 '조국(법무장관) 수호 집회'의 경우, 서초역 사거리 한복판 중앙 무대를 중심으로, 사방 곳곳에 세워진 여러 대의 스크린은 오직 중앙 무대를 비췄다. 광화문의 '지방방송' 따위는 당연히 없었다. 모든 군중이 "조국 수호" "검찰 개혁" 등 구호를 한목소리로 외쳤다. 틈틈이 연예인과 친북 대학생 단체의 가무단(歌舞團)이 무대에 올라 흥도 돋웠다. 그게 진짜 동원 집회다.

본지 기자들이 본 광화문 집회는 '집회 아마추어'들의 중구난방 집회였지만, 참가자들을 묶어준 단 하나의 공감대가 있었다. "정부의 뻔뻔함을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나왔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동원 집회'라는 주장을 고집한다면, '최대의 동원책'으로 추정되는 인물을 알려줄 수는 있다. 끝없는 위선과 독선으로 쉬는 날 국민을 불러낸 것은, 대통령과 법무장관, 그리고 집권 여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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