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우주 은하 실 가닥으로 연결돼 '연료' 공급받아

입력 2019. 10. 4.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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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우주에서 은하들이 거대한 실 가닥(filament), 이른바 '우주망(Cosmic Web)'으로 연결돼 폭발적으로 별을 만들고 초대질량 블랙홀로 덩치를 키우는데 필요한 가스를 공급받는 것이 처음으로 자세히 관측됐다.

논문 제1저자인 우메하타 히데키 리켄 개척연구본부 연구원은 "이번 관측 결과는 중력의 영향으로 실 가닥을 타고 유입된 가스가 폭발적 별 형성 은하와 초대질량 블랙홀의 출현을 촉발해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것과 같은 우주 구조를 만들었다는 것을 매우 강력히 시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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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초대질량 블랙홀 '우주망' 통해 가스 받아 덩치 키워
C-EAGLE 시뮬레이션을 통해 얻은 은하단의 실 가닥 이미지 [조슈아 바로우 제공]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초기 우주에서 은하들이 거대한 실 가닥(filament), 이른바 '우주망(Cosmic Web)'으로 연결돼 폭발적으로 별을 만들고 초대질량 블랙홀로 덩치를 키우는데 필요한 가스를 공급받는 것이 처음으로 자세히 관측됐다.

일본 리켄(理硏·이화학연구소) 개척연구본부와 영국 더럼대학 연구진은 약 120억 광년 떨어진 물병자리의 원시 은하단 SSA22에서 관측한 결과를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를 통해 발표했다.

리켄과 더럼대학에 따르면 연구진은 칠레에 있는 유럽남방천문대(ESO) 초거대망원경(VLT)의 3차원 광시야 분광관측기 MUSE(Multi Unit Spectroscopic Explorer)를 통해 거대한 가스 실 가닥의 존재를 확인했다.

우주 가스에 포함돼 있는 중성 수소가스가 주변의 자외선으로 이온화됐다가 에너지가 가장 낮은 기저상태로 돌아갈 때 나오는 방사선의 특성을 활용됐다.

'라이만-알파선'으로도 알려진 이 방사선은 매우 강렬해 우주의 자외선 배경방사만으로는 생성이 안 되는데, 연구팀은 별을 폭발적으로 만들어내는 은하나 블랙홀에서 나온 빛이 이를 만들어낸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거대한 실 가닥이 약 300만 광년 거리에 걸쳐 펼쳐져 각 은하를 연결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폭발적인 별 형성과 초대질량 블랙홀의 덩치 키우기에 필요한 '연료'를 공급받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실 가닥이 교차하는 곳으로 확인된 공간에서 은하의 핵인 초대질량 블랙홀이나 별을 활발히 만들어내는 은하를 찾아냈다. 이는 칠레 북부 아타카마 사막에 설치된 전파망원경 배열인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집합체(ALMA)'와 하와이의 W.M.켁 천문대 망원경 등을 통해 확인했다.

논문 제1저자인 우메하타 히데키 리켄 개척연구본부 연구원은 "이번 관측 결과는 중력의 영향으로 실 가닥을 타고 유입된 가스가 폭발적 별 형성 은하와 초대질량 블랙홀의 출현을 촉발해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것과 같은 우주 구조를 만들었다는 것을 매우 강력히 시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전에도 은하 밖의 흐릿한 가스 형체에서 비슷한 것이 관측되기는 했지만 이번 관측을 통해 실 가닥이 훨씬 더 먼 거리까지 펼쳐져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줬다"고 의미를 평가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더럼 대학의 미셸 푸마갈리 교수는 "초기 우주에서 복잡하게 얽히고 광범위하게 펼쳐져 있는 우주망을 처음으로 분명하게 본 것은 매우 흥미롭다"면서 "마침내 이런 구조를 직접 그려내고, 초대질량 블랙홀과 은하를 형성하는 과정에서의 자세한 역할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갖게됐다"고 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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