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제조기 된 '브런치'
자유롭게 글 올리면
출판사들이 발탁해
'90년대생이 온다'
'하마터면..' 등 히트
작가 2만8천명 발굴
출판계에서 '브런치' 인기가 뜨겁다. 커피와 빵을 겯들인 식사가 아닌 글쟁이들의 플랫폼 이야기다. 2015년 6월부터 카카오에서 서비스 중인 브런치는 요즘 출판사들이 가장 열심히 탐독하는 사이트다. 브런치에서 작가를 잘만 잡으면 대박이 난다는 믿음 때문이다. 100쇄를 돌파한 베스트셀러 임홍택의 '90년생이 온다'는 브런치에서 '9급 공무원 세대'로 연재된 글이었고,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와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도 브런치에서 탄생한 베스트셀러다.
기존에도 페이스북과 블로그 등이 작가 발굴 플랫폼으로 인기를 누렸지만, 브런치가 다른 점은 자유롭게 글을 쓰는 SNS와 달리 처음으로 책 출간을 염두에 두고 장기 연재를 하는 글이 많아 출판에 최적화됐다는 점이다. 현재 등록 작가가 2만8000명을 넘어섰고, 실제로 출간된 책이 2000권을 돌파했다.
특히 매년 상금과 책 출간 기회를 제공하는 브런치북 대상을 통한 출간이 활발하다. 최근 6회 브런치북 수상작들이 일제히 출간됐다. 이민규의 책을 비롯해 장혜진의 '이민 가면 행복하냐고 묻는 당신에게 : 토론토에서', 염승선의 '커피 오리진' 등 10권이 출간됐다. 국외 이민 이야기, 바리스타 이야기 등 개성 강한 책이 일제히 배출된 셈이다. 지난해 경제·경영서 분야 베스트셀러가 된 '마케터의 여행법'도 5회 브런치북 금상 수상작이었다.
지구한바퀴 세계여행, 시사·이슈, IT트렌드, 영화 리뷰, 오늘은 이런 책, 뮤직 인사이드 등 장르가 세밀하게 구분된 브런치의 글창고에는 '직딩'을 위한 장르들이 많다. '직장인 현실 조언', '스타트업 경험담'과 같은 주제가 작가를 꿈꾸며 주경야필(晝耕夜筆)하는 직장인을 유입시키는 비결이다. 글을 읽으러 들어왔다가, 나도 쓰겠다며 결심하는 작가들이 많다.
브런치를 일컬어 "대기업 퇴사자들이 세계여행을 떠나 글 쓰는 플랫폼"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장수한의 '퇴사의 추억', 정유진의 '회사 그만두고 유학을 갑니다' 등이 실제로 출간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문성 있는 직업 종사자들 글도 활발하게 소개되고 있다. 홍자연의 '나는 크루즈 승무원입니다', 최서정의 '나는 대한민국 상사맨이다' 등이 대표적이다. 6회 브런치북 대상작으로 출간된 김경욱의 '이렇게 된 이상 마트로 간다'는 엑셀만 하던 대기업 직장인이 동네 마트를 창업한 이야기를 다루기도 한다. 일에 있어선 프로인 아마추어 작가들의 플랫폼이라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4년여에 걸친 베타 서비스를 마치고 8월부터는 정식 서비스도 시작했다. 작가가 직접 책 '꼴'을 완성할 수 있도록 브런치가 개량되면서 작가를 꿈꾸는 아마추어들의 등용문은 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아현 브런치 매니저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작가가 직접 책 초판을 만들 수 있도록 했고, 출판사에 책을 제안하는 '자동 투고 프로그램'도 연내에 발표할 예정이다. 독창적인 작품들이 브런치를 통해 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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