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BM 추정체 발사한 北..南겨냥 '국군의날' 무력시위 반발인 듯

2019. 10. 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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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앞두고 대미 테스트·기싸움 성격도
발사체 관련 현안 보고하는 정경두 국방장관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이날 오전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와 관련해 현안 보고를 하고 있다. 2019.10.2 jjaeck9@yna.co.kr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김동현 기자 = 북한이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일정을 발표한 다음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쏘아 올려 그 의도에 관심이 집중된다.

북한의 이번 발사는 남측의 군사력 증강 및 '국군의 날' 무력시위에 대한 반발 성격이 강하고 동시에 미국에 대한 압박도 담긴 다목적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2일 "우리 군은 오늘 오전 7시11분 경 북한이 강원도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동쪽으로 발사한 미상의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며 "이번에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북극성 계열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사실 SLBM의 발사는 북한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쏜 여러 발사체 중 위협 수준이 가장 높다.

북한이 하노이 노딜 이후 단거리 미사일이나 대구경구경방사포 등 새로 개발한 무기의 지속적인 시험 발사와도 구분된다.

잠항 능력이 떨어지는 북한 잠수함의 수준으로 볼 때 SLBM의 발사는 지리적으로가까운 남쪽을 향한 위협으로 보이지만 잠수함의 은밀성이라는 특징을 고려하면 미국에 대한 경고의 성격도 배제할 수 없다.

[그래픽] 최근 북한 발사체 발사 일지 (서울=연합뉴스) 김영은 기자 = 북한이 2일 오전 발사한 미상의 발사체는 '북극성' 계열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된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이 미사일의 최대 비행고도는 910여㎞, 사거리는 약 450㎞로 탐지됐다. 0eun@yna.co.kr

북한이 SLBM의 고도를 높이면서 사거리를 대략 450㎞ 정도로 줄여서 발사한 것도 대남 경고 시위에 무게가 실린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이날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의도와 관련 "전날 국군의날에 한국이 최신 전력들을 선보인 데 대한 대응 차원이라는 분석과 함께 "(실무협상에서) 최대한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군은 지난 1일 문재인 대통령의 참석하에 열린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동북아 최강 전투기로 꼽히는 한국 공군의 F-15K 전투기 4대가 동·서·남해 상공을 비행하며 영공 수호 의지를 다졌다.

문 대통령은 행사장에 전시된 공중조기경보통제기, 현무 미사일, 미국산 스텔스 전투기 F-35A, 에이태킴스(ATACMS·미국산 전술지대지미사일) 등 육해공군의 주요 전력을 사열했다.

특히 공군의 전략무기로 운용될 F-35A의 경우 문 대통령의 사열을 통해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는데 북한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며 반발해온 군사 장비다.

이에 따라 북한이 남측 국군의날 행사를 자신들을 겨냥한 '군사적 도발'로, 한반도의 긴장 수위를 높이는 행위로 간주하면서 SLBM의 발사로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하노이 노딜 이후 남북 협력과 대화를 외면한 채 한미군사연습과 스텔스기 등 미국 첨단군사 장비의 한국 반입을 남북공동성명 위반이라며 격렬하게 비난했다.

한미군사연습 기간 새로 개발한 단거리 미사일 등을 잇달아 시험 발사할 때마다 미국을 뺀 채 남측만을 비난한 경우도 많았다.

북한이 이날 전 주민이 볼 수 있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현 남북관계 경색 국면의 책임이 남측 당국에 있다고 노골적으로 비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3차 북미정상회담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북한은 그동안 주로 대외선전 매체를 통해 대남 비난전을 펴왔으나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일정을 발표한 다음 날 남측 당국자들의 대북 발언을 비난한 논평을 게재함으로써 남측에 대한 불만 수위를 높인 셈이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국군의날 행사에서 공개된 스텔스기에 대해 지속해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여왔기 때문에 이번 발사도 그 연장선에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발사는 북한이 북미 비핵화 실무 협상 일정을 발표한 지 반나절도 안 돼 강행됐다는 점에서 대미 기싸움과 추후 전략 대응의 속내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하노이 노딜 이후 체제 안전 보장을 미국의 초기 상응조치로 내세우며 다양한 형태의 안전보장 문제를 핵심 테이블에 올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명분을 쌓는데 올인했다.

북미 실무협상팀 카운터파트. 리용호-폼페이오, 김명길-비건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최 연구위원은 "북한이 미국에 대해서도 일종의 압박을 하려는 것이고, 만약 이번 협상이 엎어질 경우에 대비해 나쁜 상황을 예시하며 긴장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보여준 셈"이라고 말했다.

특히 북한이 미국에 새 계산법을 갖고 나오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다고 경고했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 이후를 대비해 미국의 태도를 떠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 날짜를 밝힌 다음 날 발사했다는 것은 자신들의 의도를 관철하기 위해 미국을 압박할 수 있는 한도를 테스트한 것이라 본다"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면 확실히 대화의 판이 깨지는 것이니 SLBM은 가능할지 테스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ch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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