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정 '와이어 투 와이어'로 시즌 2승..우승 주기 빨라졌네
[경향신문] ㆍLPGA 인디 위민 인 테크 챔피언십 21언더파 우승 ‘통산 4승’
ㆍ‘5년 주기’ 공식 깨고 수직상승…“결혼 후 자신감이 원동력”

허미정(30)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데뷔 이후 10년 동안 못했던 일을 올해 해내고 있다. 처음으로 시즌 2승을 기록했고,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도 처음 해냈다. 지난해 1월 결혼, 좋은 가정을 꾸린 것이 원동력으로 보인다.
허미정은 30일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의 브릭야드 크로싱 골프클럽(파72·6456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인디 위민 인 테크 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 4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21언더파 267타의 기록으로 2위 나나 마센(덴마크)을 4타 차로 따돌렸다.
허미정은 나흘 내내 1위 자리를 지키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했다. 지난 8월12일 끝난 스코틀랜드오픈에 이어 7주 만에 시즌 2승째를 거뒀다. 투어 통산 4승을 쌓으며 우승 상금으로 30만달러를 손에 넣었다.
2009년 LPGA 투어 데뷔 첫해 세이프웨이 클래식에서 첫 승을 따낸 허미정은 2014년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 올해 스코틀랜드오픈 등 ‘5년 주기’로 우승했다. 그러나 4승째를 따내는 데는 채 두 달도 걸리지 않았다.
2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허미정은 1라운드에 이어 ‘노 보기 라운드’를 하며 안정적으로 선두를 달렸다. 마지막 18번 홀(파4)에 들어갈 때 2위와 4타 차이였을 정도로 위기가 없었다.
허미정은 올해 LPGA 투어에서 고진영(4승), 김세영·박성현·해나 그린(호주)·브룩 헨더슨(캐나다·이상 2승)에 이어 6번째로 2승 이상을 올린 선수가 됐다.

허미정은 결혼 첫해인 지난해 9개 대회에 나와 7번 컷 탈락했다. 결혼 준비 때문에 연습량이 부족했던 것이 이유다. 그러나 올들어 급상승세를 타고 있다. “좋은 가정을 꾸리고 스윙에 자신감이 생겨 이번 시즌 좋은 성적이 나는 것 같다”는 게 허미정의 올봄 얘기다.
허미정은 올해 남편과 동행한 스코틀랜드오픈과 이번 대회에서 우승했다. 남편은 한국에서 사업을 하기 때문에 평소에는 함께하지 못한다. 그는 “이번 대회 전날 남편과 함께 숙소 근처 식당에서 치폴레(훈제된 고추로 만든 멕시코식 음식)를 먹었는데 1라운드 9언더파를 쳐서 매일 저녁을 같은 식당에서 같은 음식을 먹었다”며 “올해 남은 대회에 모두 남편과 함께 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열릴 대회 장소도 우승 기대를 키운다. 3일 시작되는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은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인근의 더 콜로니에서 열린다. 허미정의 집이 있는 매키니에서 차로 20~30분 거리다. 24일부터는 부산에서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이 열린다. 허미정은 “시부모가 살고 있는 부산에서 우승해 한국 팬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허미정의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은 올해 LPGA 투어 26개 대회 가운데 절반인 13승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들의 LPGA 투어 시즌 최다 우승 기록은 2015·2017년의 15승. 올해 남은 6개 대회에서 신기록 달성이 기대된다.
김석 선임기자 s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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