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90% 사라져"..'관광 절벽' 쓰시마의 눈물

박진주 입력 2019. 9. 30. 20:04 수정 2019. 9. 30.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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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까운 일본 섬, 바로 쓰시마섬, 우리말로 대마도죠.

대마도가 일본 관광 거부 움직임으로 인해서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인구 3만의 이 작은 섬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약 53만명인데, 이 가운데 41만명, 그러니까 무려 8할이 한국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한국인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이제는 '이대로 가다간 섬 전체가 도산할 수도 있다', 이런 충격적인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현장을 박진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주말인 어제 아침,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출국장.

출국편은 오직 일본행만 있는 이곳은 낚시 또는 단체관광객으로 붐비던 평소와 달리 텅 비었습니다.

부산과 대마도를 잇는 여객 선사는 모두 6곳이었는데요. 여행객들이 줄면서 이렇게 최근 4곳이 운항을 중단했습니다.

대마도, 그러니까 쓰시마섬까지는 쾌속선으로 불과 1시간 10분이면 도착합니다.

이렇게 가깝다보니 일본 본토보다 부산에서 오는 관광객이 훨씬 더 많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여행객이 뚝 끊기다보니, 항구 인근의 주차장엔 이들을 실어나를 관광버스가 단 한 대도 보이지 않습니다.

한 달에 2천대씩 예약이 밀려들던 렌터카 업체에는 찾는 손님이 거의 없어 주차된 차량들 사이로 풀만 무성하게 자랐습니다.

[나카무라 키미노리/렌터카업체 대표] "1주일에 겨우 3~4대 나갑니다. 장기화된다면 도산하는 업체도… 이대로면 6개월도 못 버틸 것 같아요."

평소 한국 관광객들이 줄을 설 정도로 인기가 많았던 식당인데요, 점심시간이지만 한산하다 못해 썰렁합니다.

특히 한국인은 아예 보이지 않습니다.

[시라이시 치즈루/초밥 식당 종업원] "가게도 너무 힘들어요. 쓰시마는 한국인 관광객들로 먹고 살았으니까…"

아베 정부의 수출규제 여파로 이곳 관광업계가 입고 있는 타격은 곳곳에서 확인됩니다.

한달전 새로 문을 연 대형 호텔을 찾아가봤습니다.

객실이 4백개가 넘는 이 대형 호텔은 급증하는 한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쓰시마시가 토지까지 무상 대여해 줬습니다.

이제는 말 그대로 파리만 날리고 있습니다.

[히타카쓰 인근 호텔 관계자] "토요일은 좀 많이 와서 10명 정도… (한국인 관광객 좀 줄었어요?) 1명, 2명 정도 밖에 없어요."

시내 면세점도 마찬가집니다.

손님이 없던 상황을 버티고 버티다 결국 내일(10.1)부터는 무기한 임시휴업에 들어갑니다.

한국인 관광객에게 섬 전체 경제를 의존하다시피 하던 이곳 주민들은

이런 상황을 천재지변에 가까운 피해라고 토로하고 있습니다.

[오타 켄조/이즈하라 지역 호텔 대표] "마을 전체가 썰렁해졌어요. 거리에 사람도 없고… 이런 피해는 일본 동북대지진, 쓰나미 때 이후 처음입니다."

급기야 쓰시마 시장은 중앙 정부에 긴급 재정지원을 요청했습니다.

[니노미야 테루유키/쓰시마시청 관계자] "(쓰시마 시찰하러 온) 에토 세이이치 해양장관에게 우리가 매우 곤란하다는 현황을 설명했고 정부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지난 2017년을 기준으로 대마도를 찾은 한국 관광객들이 소비한 금액은 약 79억 4천만 엔, 우리 돈으로 880억 원에 달합니다.

꽉 막힌 한일 관계로 한국 관광객들이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지역 경제의 추락을 호소하는 목소리는 점점 커져가고 있습니다.

[니노미야 테루유키/쓰시마시청 관계자] "저희는 한국에 가서 한국관광객 유치 캠페인이라도 하고 싶어요. 제발 쓰시마시에 와달라고…"

MBC뉴스 박진주입니다.

(영상취재: 김경락, 영상편집: 양홍석)

박진주 기자 (jinjo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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