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풍 부는 리츠, 투자 핵심은 '임대수익 안정성'

박상영 기자 입력 2019. 9. 29. 21:1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ㆍ정부 세제혜택 등 활성화 방안 발표 시장 확대 기대감
ㆍ배당소득, 최저 14%서 9% 분리과세로…저금리 시대, 대체 투자처 부상
ㆍNH리츠·롯데리츠 등 상장 대기…“장기 임대차계약 체결 여부 주목을”

“소액으로 상업용 부동산 투자를 할 수 있을까.” 그동안 고액 자산가나 기관투자가의 전유물이었던 상업용 부동산이 개인투자자들에게도 새로운 투자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개인투자자가 적은 돈으로도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있다. 리츠는 투자신탁으로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한 뒤 해당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임대수익이나 매각차익, 개발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투자자들이 소액으로도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 국내에는 2001년 도입됐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리츠는 안정적이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투자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대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도 세제혜택을 부여하고 개인이 소액으로 손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내놓아 리츠 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한층 커지고 있다.

■ 기대 높아지는 공모·상장리츠 시장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230개의 리츠가 총 자산 기준 46조5000억원을 운용 중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불과 1년 만에 리츠 수는 131개, 자산 규모는 7조9000억원이나 늘어났다

리츠 시장이 몸집은 커지고 있지만 그동안 ‘속 빈 강정’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사모형태의 리츠(투자자 49명 이하)가 주를 이루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상장리츠(투자자 200명 이상으로 일정 요건을 충족해 주식시장에 상장된 리츠)가 5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시가 총액도 순자산 기준 1조원을 웃도는 수준에 그친다. 이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시기에 리츠가 도입됐던 일본(128조원), 싱가포르(60조원), 홍콩(36조원)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동안 부동산 간접투자 규모는 늘어난 데 비해 소수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모 집중현상은 더욱 심화됐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 여의도 IFC빌딩과 공평동 센트로폴리스는 외국인이, 종로 그랑서울과 서울역 앞 서울스퀘어는 연기금이 사모 리츠 형태로 투자한 대표적 부동산들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지난 11일 ‘공모형부동산 간접투자 활성화 방안’을 통해 첨단도시·신도시자족용지 등 수익성이 좋은 공공사업에 공모리츠(투자자 50명 이상 리츠)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면서 리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또 정부가 리츠에 투자해서 얻은 배당소득을 이자·배당 등 일반 금융소득 세율보다 낮은 9%로 분리과세하기로 하면서 세 부담도 줄어들게 된다. 현재 리츠 배당소득에 이자·배당소득세 14%가 부과되고, 2000만원 이상에는 최고 42%의 누진세가 부과되는 것과 비교하면 투자자가 체감하는 세제 혜택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활성화 대책이 최근의 저금리 기조와 맞물리면서 공모리츠가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낼 수 있는 대체 투자처로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 임대수익 안정적인 리츠 골라야

일반 투자자들이 가장 간편하게 리츠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상장리츠 종목을 매수하는 것이다. 2018년 8월 상장된 신한알파리츠는 판교크래프톤타워와 용산 더프라임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오피스 리츠다. 1년여 만에 주가가 60% 가까이 상승했다. 신한알파리츠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5월 보통주 1주당 각각 116원(시가배당률 2.0%), 137원(시가배당률 2.3%)의 현금 배당도 했다.

이리츠코크렙은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뉴코아아울렛 일부 매장을 기초자산으로 지난해 6월 상장했다. 지난해 6월 코스피 상장 후 주가가 올해 4월까지도 공모가인 5000원을 밑돌았으나 5월부터 상승세를 타며 지난 27일 기준 6620원을 기록했다. 이리츠코크렙은 상장 이후 두 차례 보통주 1주당 각각 118원(시가배당률 2.6%), 175원(시가배당률 3.6%)의 배당을 했다.

NH리츠, 롯데리츠, 이지스자산운용리츠 등 신규 리츠도 잇따라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NH리츠는 서울스퀘어와 삼성물산 서초사옥, 강남N타워, 잠실SDS타워 등을 기초자산으로 편입할 예정이다. 롯데리츠는 공모금액이 4000억원에 달할 예정으로 롯데그룹의 호텔, 물류, 오피스 등 다양한 부동산이 기초자산으로 편입될 것으로 보인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리츠코크렙과 신한알파리츠의 최근 1년 동안의 시가배당률이 코스피 평균 대비 높은 배당금을 지급하면서 투자자들의 신뢰도를 높였다”며 “최근 금리 인하로 배당 매력이 더욱 부각됐고 정부의 리츠 활성화 방안도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어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투자 전에 리츠가 안정적으로 운영수익을 거둘 수 있는지에 대해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리츠는 수익형 부동산을 보유하고 이를 배당 재원으로 활용하는 만큼 임대수익의 안정성이 중요한 투자 포인트”라며 “리츠에 투자할 때 가장 주목해서 봐야 할 부분은 임차인과 얼마나 장기간의 안정적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는지”라고 말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타임톡beta

이 뉴스에 대해 의견을 나눠보세요.
톡방 종료까지 00:00:00 남았습니다.

타임톡 참여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