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 덕분에 살기 편해져" 베트남 교민이 말하는 '민간 외교관' 박항서의 힘[현지리포트]

정다워 입력 2019. 9. 2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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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교민들의 삶은 박항서 감독 부임 전과 후로 나뉜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은 베트남 현지에서 국민 영웅 대접을 받는다.

MBC꿈나무축구재단 주최로 21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린 한국 대표 칸테라FC, 기흥FC와 현재 교민 자녀들로 구성된 KJFC와의 친선전에서 만난 교민들은 하나 같이 박 감독에게 찬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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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에 거주하는 박홍표씨 가족이 지난 아시안컵 경기를 앞두고 베트남을 응원하고 있다. 제공 | 박홍표
[호치민=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베트남 교민들의 삶은 박항서 감독 부임 전과 후로 나뉜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은 베트남 현지에서 국민 영웅 대접을 받는다. 부임 후 2년간 실패 없이 23세 이하(U-23) 대표팀과 A대표팀의 황금기를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례 없는 성공을 통해 박 감독은 ‘국빈’이 됐다. 거리 곳곳에는 박 감독 얼굴이 담긴 광고물이 붙어 있고, TV와 신문은 박 감독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박 감독의 성공은 자신의 행복에 그치지 않고, 현지 교민사회로 흘러들어간다. 박 감독이 이룬 업적 덕분에 교민들의 삶이 풍성해졌다는 의미다. MBC꿈나무축구재단 주최로 21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린 한국 대표 칸테라FC, 기흥FC와 현재 교민 자녀들로 구성된 KJFC와의 친선전에서 만난 교민들은 하나 같이 박 감독에게 찬사를 보냈다.

박 감독은 베트남 현지인들과 교민들을 잇는 커뮤니케이션의 도구가 됐다. 10년간 호치민에 거주한 김지은씨는 “박항서 감독님께서 큰 일을 하신 후 현지 사람들의 한국인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 전보다 훨씬 호의적으로 변했다. 굉장히 크게 느끼고 있다”라고 증언했다. 이어 그는 “이제는 택시에 타면 기사가 ‘박항서’라고 먼저 말하는데 그 이름이 ‘안녕하세요’라는 개념으로 통용되는 느낌이다. 박항서 감독님이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된 것 같다. 기분 좋은 변화다”라고 덧붙였다. 베트남 생활 14년차에 접어든 성해진씨도 “사실 저는 축구에 큰 관심이 없었는데 베트남에 살면 관심을 두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 됐다. 베트남 사람들이 한국을 좋아하는 게 피부로 느껴진다. 박항서 감독님 덕분에 살기가 편해진 것 같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호치민 교민들이 20일 탄롱스포츠센터에서 열린 교류전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호치민 | 정다워기자
교민들은 박 감독의 맹활약으로 인해 삶의 터전인 베트남에 대한 애정이 커졌다. 베트남의 축구 경기가 있는 날에는 한 곳에 모여 응원하는 문화도 생겼다. 지난해 6월 호치민에 자리 잡은 박홍표씨는 “저는 이미 박항서 열풍이 분 후에 들어왔는데 와 보니 생각보다 훨씬 더 열기가 뜨겁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라면서 “우리 가족도 함께 베트남 옷을 입고 베트남을 응원하고 있다. 박항서 감독님 덕분에 한국과 베트남이 하나가 되는 것 같다. 식당에 가거나 택시를 타면 더 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한국 사람이라고 할인을 해준다는 게 절대 농담이 아니다. 거주하는 사람으로서 베트남을 더 좋아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라고 말했다. ‘민간 외교관’이라는 표현도 과장이 아니다.

이러한 문화는 교민 사회를 더 풍요롭게 만든다. 베트남에서 8년을 산 조효진씨는 “2002년 한국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박항서 감독님으로 인해 교민 사회에도 활기가 돈다. 모르는 사람끼리 베트남을 함께 응원하면서 가까워지고 있다”라면서 박 감독이 교민 사회 간의 다리 역할까지 한다고 했다.

타지에서 사는 이들의 마음 속에는 늘 조국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가 존재하는 베트남 교민들은 박 감독의 활약을 통해 마음까지 달래고 있다. 조효진씨는 “사실 한국을 떠나 있으면 늘 고향이 그립고 생각나기 마련이다. 그런데 박항서 감독 덕분에 그러한 것들을 조금 해소할 수 있는 것 같다. 한국인으로서 자부심도 느끼게 된다. 아이들도 손흥민 선수 다음으로 박항서 감독님을 좋아한다”라며 박 감독을 향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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