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에 사라지는 '거목들'..비용 탓에 이식 어려워

강현석 기자 입력 2019. 9. 21. 20:46 수정 2019. 9. 21. 21:4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오래된 아파트 단지에는 40년 넘게 산 큰 나무들이 많죠. 콘트리트 숲에 생기를 불어 넣어줬던 나무들인데 하나 둘 재건축에 들어가며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다른 곳으로 옮겨 심으면 되지만 다 옮기려면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입니다.

강현석 기자입니다.

[기자]

재건축이 임박한 서울 송파구의 아파트 단지입니다.

모두가 떠난 자리를 아름드리 나무만이 지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도 손꼽히던 벚꽂 명소로 주민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재건축 뒤에는 10%정도의 나무만 남게 됩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재건축이 시작된 이 아파트 단지도 마찬가지입니다.

3만 3000여 그루의 나무가 38년간 주민과 함께 했지만 남는 것은 8%정도입니다.

남을 나무는 인근 부지로 옮겨진 뒤 재건축 마무리 단계에 다시 이식됩니다.

나무를 모두 보존하지 못하는 것은 비용 때문입니다.

한 그루 옮겨 심는 데 아무리 싸도 100만 원.

헐값에 내놔도 가져 가려는 사람이 없습니다.

[재건축 아파트 단지 관계자 : 아까워서 입찰을 한번 붙여봤어요. 사갈 사람들 없느냐 했더니 아무도 안 와요. 옮겨서 심는 게 비용이 더 든다는 거죠.]

강남의 또 다른 재건축 단지에서는 이식이 확정된 200여 그루 외에 별도로 일부를 보전하는 안을 구청과 협의하고 있습니다.

기존 나무를 모두 살리진 못해도 공원이 들어설 자리에는 나무를 남겨두자는 것입니다.

[이성민/작가 (개포동 '나무산책' 기획자) : 고향의 풍경들이 없어지는 게 너무 아쉽다고 (주민들이) 이야기해주셔서. 동네의 오래된 역사와 품위를 지키는 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화면제공 : 시청자 송경민)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