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모까지 뽑고도 놓쳤다..수사망 유유히 빠져나간 이춘재

입력 2019. 9. 21.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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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20여년 전, 경찰이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춘재의 체모를 수거해 조사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이춘재는 수사망을 유유히 빠져나갔는데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이 소식은 이지운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1988년 9월 16일 화성시 태안읍, 10대 여학생이 자신의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화성 연쇄살인 8번째 사건이었습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현장에서 중요한 단서를 발견합니다.

용의자의 체모였습니다.

[이지운 기자]
"8차 사건 현장에서 용의자의 체모가 발견되자 경찰은 인근 마을에 사는 모든 남성의 체모를 수거해 분석에 들어갔습니다."

당시 수사팀에 있었던 경찰은 "형사들이 체모를 받으러 집집마다 돌아다녔다"며 "이춘재의 집이 있던 마을도 대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주민들에게도 그 기억은 아직 생생합니다.

[마을 주민]
"저도 체모를 뽑아줬고, 친구들한테 물어봐도 체모를 다 뽑았다고 했어요. 나이 먹은 할아버지까지 뽑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춘재 역시 체모를 제출한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8차 사건은 모방범의 소행이었고, 체모 검사에서 불일치 판정을 받은 이춘재는 자연스레 용의선상에서 제외됐습니다.

이춘재의 신발 크기가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족적과 다르다는 점도 감안됐습니다.

체모 분석을 통해 경찰은 열 달 만에 모방범을 잡았지만 이춘재는 수사망에서 유유히 빠져나갔습니다.

채널A 뉴스 이지운입니다.

easy@donga.com
영상취재: 장명석
영상편집: 장세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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