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추억' 송강호 실제모델 하승균 "범인 잡아 기쁘지만 깊은 절망감"

김현상 기자 2019. 9. 19.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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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년 만에 드디어 범인을 잡았다는 소식에 기쁘면서도 정작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할 수 없다는 현실에 깊은 절망감이 들었습니다."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기록된 '화성연쇄살인사건' 당시 수사팀장을 맡았던 하승균(73) 전 총경은 19일 서울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껏 살면서 처음 느껴본 미묘한 감정이었다"면서 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특정됐다는 소식을 접한 뒤 느낀 복잡한 심경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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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팀장 하승균 전 총경 인터뷰
"공소시효 지나 처벌 못한다는 사실에 화가 나"
"가벼운 죄로 당장 다음 달 출소하면 어쩔 뻔"
"범인 자백 안 할 것 ..포기 안 한 후배들 고마워"
화성연쇄살인사건 당시 수사팀장이었던 하승균 전 총경 /연합뉴스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 ‘살인의 추억’
[서울경제] “30여 년 만에 드디어 범인을 잡았다는 소식에 기쁘면서도 정작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할 수 없다는 현실에 깊은 절망감이 들었습니다.”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기록된 ‘화성연쇄살인사건’ 당시 수사팀장을 맡았던 하승균(73) 전 총경은 19일 서울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껏 살면서 처음 느껴본 미묘한 감정이었다”면서 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특정됐다는 소식을 접한 뒤 느낀 복잡한 심경을 털어놨다. 하 전 총경은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배우 송강호가 연기했던 박두만 형사의 실제 모델이다.

하 전 총경은 “범인을 잡게 됐다는 소식에 당장 안도감이 들다가도 잡아봤자 어차피 사건의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도 못한다는 생각에 자괴감이 들었다”며 너무도 화가 나 전날 밤에 잠도 설쳤다고 토로했다. 경찰은 증거물의 DNA 분석을 통해 현재 다른 범죄로 수감 중인 50대 A씨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했지만 2006년 이미 해당 사건의 공소시효가 끝나 처벌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는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숱하게 살인죄의 공소시효를 늘리자고 주장해왔지만 누구도 내 말에 귀 기울이는 사람이 없었다”며 “그나마 범인이 다른 중대 범죄를 저질러 무기수로 복역하고 있길 망정이지, 만약 가벼운 형량을 받고 당장 다음 달이나 내년에 출소한다고 하면 대체 어쩔 뻔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 전 총경은 이어 “지금까지 드러난 용의자의 연령대와 체형 등으로 유추할 때 사건 수사를 통해 추정해온 후보와 상당히 비슷해 보인다”면서도 “결정적 단서인 DNA까지 밝혀졌지만 아마도 범인은 끝까지 자백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2016년 언론 인터뷰에서 “그간의 수사 결과를 종합하면 진범은 현재 키 168㎝ 정도에 마른 체구의 B형 50대 남성으로 보인다”고 추정한 바 있다.

하 전 총경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용의자 추적에 나선 경찰 후배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나타냈다. 그는 “무엇보다 포기하지 않고 용의자 특정에 나선 후배들 덕분에 피해자들의 원혼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게 된 것 같아 감사하다”며 “특히 사건 증거물의 DNA 분석을 통해 범인을 밝혀낸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분들은 존경받아 마땅하다”고 추켜세웠다. 현재 부산교도소에 복역 중인 유력 용의자 A씨를 만나러 갈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경찰) 후배들이 도와달라고 하면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하 전 총경은 화성연쇄살인사건 당시 경기도 경찰 내 ‘사건통’으로 불리며 수원경찰서 형사계장으로 재직하다가 10여 년 전 퇴직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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