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명절이 없었으면"..추석이 더 외로운 사람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청주시 상당구에 사는 박모(74) 할머니는 추석인 13일 헛헛한 마음을 달랠 길이 없다.
남들에게 추석은 가족들이 오랜만에 모이는 반가운 명절이지만, 그에게는 외로움만 더 크게 느끼는 힘든 날이다.
그는 "평소에는 잘 모르다가도 명절만 되면 아무도 찾는 사람이 없는 내 신세가 처량하게 느껴진다"며 "차라리 명절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허전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명절에 외로움을 많이 타고, 가족들을 그리워하는 노인들의 모습을 보면 몹시 애처롭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명절이 싫어. 찾아올 가족도 없고, 세상에 나 혼자라는 생각이 들어 더 서글프기만 해…"
![외로운 홀몸 노인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909/13/yonhap/20190913080036363gcgy.jpg)
청주시 상당구에 사는 박모(74) 할머니는 추석인 13일 헛헛한 마음을 달랠 길이 없다.
남들에게 추석은 가족들이 오랜만에 모이는 반가운 명절이지만, 그에게는 외로움만 더 크게 느끼는 힘든 날이다.
자식이 있지만, 몇 년 전부터 연락이 끊긴 탓에 추석에 찾아올 사람이 없다. 평소 다니는 복지관이나 노인정도 명절에는 나오는 사람이 없어 좁은 방에서 TV를 친구 삼아 고독과 싸워야 한다.
그는 "평소에는 잘 모르다가도 명절만 되면 아무도 찾는 사람이 없는 내 신세가 처량하게 느껴진다"며 "차라리 명절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허전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말을 더는 잇지 못하는 그의 주름진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비쳤다.
![외로운 홀몸노인 [연합뉴스 DB]](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909/13/yonhap/20190913080036503udwk.jpg)
대전에 사는 오모(82) 할머니도 추석을 혼자 보낸다.
자식이 없는 오 할머니는 7년 전 함께 살던 남편과도 사별했다. 인근에 남동생이 살지만, 조카들 눈치가 보여 명절에도 일부러 가지 않는다.
오 할머니는 "7남매인데 다 죽고 동생 하나 남았지만, 동생도 나이가 여든이 다 됐다"며 "명절이면 조카들이 모두 동생 집에 오는데 내가 밥 한 끼 얻어먹겠다고 거기에 어떻게 가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경로당에서 친구들과 함께 지내는 게 낙이지만, 명절 연휴는 그것마저 하지 못한다.
"추석에는 경로당에도 오는 사람이 없다"는 오 할머니는 '함께 할 가족이 없다'는 현실이 서럽기만 하다.
![외국인 노동자 [연합뉴스 DB]](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909/13/yonhap/20190913080036566lgoo.jpg)
흥겨운 분위기로 들썩이는 추석이 더 외로운 이웃들이 적지 않다.
함경북도 출신인 새터민 김한오(가명·43)씨는 광주시에 정착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명절 때마다 고향에 두고 온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으로 마음이 무겁다.
김씨는 "명절이 다가오면 10년 동안 단 한 번도 뵙지 못한 아버지와 고향이 더 많이 생각난다"고 고향에 가지 못하는 심경을 토로했다.
가정을 꾸리고 안정적으로 생활하는 김씨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가정이 없거나 탈북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터민들의 명절은 외로움 그 자체다.
코리안드림을 기대하고 한국을 찾은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도 추석은 야속하다.
경기도 시흥의 한 철강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인도네시아 국적의 헨드라 아산(33) 씨는 연휴에도 일한다.
흥겨운 분위기로 들썩거리는 추석이 그에게는 오히려 곤욕이다.
문을 열지 않는 식당이 많아 끼니를 챙기기 어려운 불편은 견딜만하지만, 고향에 두고 온 가족들을 생각할 때 드는 외로움은 이겨내기 힘들다.
그는 지난해 아내와 어린 두 아들을 고국에 두고 한국행을 택했다.
가족들에게 다달이 돈을 보낸다는 사실이 다행이지만, 명절처럼 긴 연휴를 맞게 되면 가족들 얼굴이 더 아른거린다.
그는 "공장이 연휴에도 가동해 고국에 다녀오기 어렵다"며 "아내, 아들과 화상 통화를 하며 얼굴을 보는 것으로 그리움을 달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909/13/yonhap/20190913080036713nytr.jpg)
복지시설의 추석 풍경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경기도 파주의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생활하는 이은우(86) 할아버지는 "예전에는 명절이 즐거웠는데, 이곳에 온 뒤에는 찾아오는 가족도 없어 우울하다"며 "몸이라도 성했으면 여기저기 다닐 텐데"라고 서글픈 표정을 지었다.
그는 "자식들이 먹고살기 힘드니까 찾아오기 힘들겠지"라며 애써 위안을 하지만 "그래도 명절에는 아이들 얼굴 한 번 봤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복지시설 관계자는 "요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기관이나 단체 등의 복지시설에 대한 지원도 예전만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명절에 외로움을 많이 타고, 가족들을 그리워하는 노인들의 모습을 보면 몹시 애처롭다"고 안타까워했다. (변우열 천정인 권준우 김소연 노승혁 기자)
bwy@yna.co.kr
- ☞ 낸시랭 "리벤지 포르노 협박…극단적 선택도 생각"
- ☞ 법원, "출장 중 '성관계 복상사'도 업무상 재해" 판결
- ☞ 검찰 이어 최민수도 항소…'보복운전' 혐의 재판 2심으로
- ☞ "'집밥보다 외식 잦은' 여성, 비만 위험 1.5배↑"
- ☞ 조국 부인 "유출된 정보로 진실 왜곡…방어권 무력화"
- ☞ 만취 아내 침대 더럽히고 누워 있자 남편 '욱'해서
- ☞ 경찰,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 장제원 아들 휴대전화 확보
- ☞ '모친상 부의금'에 갈라진 집안…올케 때린 시누이
- ☞ 노숙자 꾀어 '구걸 노예'로 착취한 교회 法심판대에
- ☞ "공주는 왜 페미니스트가 되었을까?"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李대통령, 조폭연루설 다룬 '그알'에 "조작방송 사과·반성해야" | 연합뉴스
- "쯔양 '먹토' 봤다" 허위사실 제보 혐의 대학동창 약식기소 | 연합뉴스
- '20대 틱토커 살해' 50대, 징역 40년형…유족 "사실상 무기징역" | 연합뉴스
- '남양주 스토킹 살해범' 김훈 "관계 회복 위해 접근" 진술 | 연합뉴스
- 항공사 기장 살해 50대, 택배기사 위장해 범행 대상 집 파악 | 연합뉴스
- BTS 공연에…내일 광화문 하객들, 경찰버스 타고 결혼식 간다 | 연합뉴스
- [샷!] 음주운전 해놓고 버젓이 음주방송 | 연합뉴스
- 신안 염전서 대형 소금자루에 깔린 40대 숨져 | 연합뉴스
- 영동고속도로서 코일철근 낙하…수습하던 기사 2차 사고로 숨져 | 연합뉴스
- 수원 팔달산 방화범 구속 송치…"산책 나왔다" 혐의 끝내 부인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