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여당에서 유일하게 "조국 반대"..금태섭, 약일까 독일까

서영지 2019. 9. 9.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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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BAR ㅣ 서영지의 오분대기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왼쪽)이 질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영 간의 대결이 된 현실, 정치적 득실 등 많은 고려사항이 있겠지만, 그 모든 것을 저울 한쪽에 올려놓고 봐도 젊은이들의 상처가 걸린 (조 후보자 임명) 반대쪽으로 제 마음이 기울어지는 것을 어쩔 수 없다.”

지난 6일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개적으로 조 후보자의 장관 임명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여당 청문위원이 대통령이 지명한 장관 후보자에 대해 반대 뜻을 밝히는 건 ‘이례적’이다. 9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조 장관은 금 의원의 서울대 박사과정 지도교수이기도 하다.

즉시 반발이 나왔다. 옆자리에 앉아있던 같은 당 김종민 의원은 정색하고 “금 의원이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지지자들은 금 의원에게 3000통에 가까운 항의 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민주당 안팎에선 금 의원의 행동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도 나왔다.

금 의원은 인사청문회 당시 조 장관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줄곧 견지했다. 조 장관의 ‘내로남불’식 태도를 꼬집거나 ‘공감능력’이 없다는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조 후보자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저는 금수저가 맞다. 금수저고, 강남에 살면 항상 보수로 살아야 하나.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금수저고, 강남에 살아도 우리 사회가 공평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후보자는 학벌이나 출신과 달리 진보적인 삶을 살아왔다는 이유로 비판받는 것이 아니다. 말과 행동이 전혀 다른 언행 불일치 때문이다. 후보자가 진심으로 변명 없이 젊은 세대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 후보자는 개혁주의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이 문제는 불철저하고 안이했던 아버지라고 고백했다. 저는 그 이야기를 보고 참 놀랐다. 거기서 개혁주의자가 왜 나옵니까. 어제 우연히 젊은이들을 만나서 식사했는데 조 후보자의 가장 큰 문제점이 뭐냐고 물었더니 공감능력이 없는 거 아니냐는 답변을 들었다.”

금 의원은 조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으로서 검찰을 개혁하지 못했고, 이런 실책이 최근의 사태를 불러왔다는 점도 지적했다.

“조 후보자가 민정수석으로 검찰 인사에 관여하는 동안 소위 특수통 검사는 대약진했다. 지금처럼 특수부 검사가 모든 지위와 보직을 차지하고 있으면 권력기관의 속성상 권한의 남용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런데 윤석열 검찰총장 휘하에 거의 모든 요직을 특수통 검사로 채운 것은 후보자가 민정수석으로 있을 때다. 저를 비롯한 여러 의원이 그렇게 되면 검찰의 권한을 약화하는 것은 불가능해지고, 언젠가 큰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고 여러 차례 충고했다. 그런데도 후보자는 검찰의 사정기관을 유지하거나 강화하는 입장을 바꾸려 하지 않았고, 지금의 수사권 조정안을 내놓았다.”

민주당 소속 다른 청문위원들이 적극적으로 조 장관을 옹호하는 상황이었던 만큼, 금 의원의 이런 지적은 유독 눈에 띄었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난 반발과 달리, 뒤에선 그를 응원하는 목소리도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당장 우리 방의 20대 인턴에게 물어도 ‘조국 사태’를 보고 허탈감을 크게 느낀다고 하더라. 당에서 충분히 짚고 넘어가야 하는 목소리”라고 했다.

전략적으로 민주당에 도움되는 발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민주당 한 법사위원은 “청문위원으로 그런 의견을 충분히 제시할 수 있다고 본다. 조 장관에 대한 비판도 컸던 만큼 오히려 민주당 내에서 그런 목소리를 내주면 우리 당의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다. 똑같은 목소리는 당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도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집권여당이 반드시 고려해야 할 문제들을 짚어줌으로써, 오히려 외연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발언이었다”라고 평가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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