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논란에 "검색어 없애라" 한국당, 또 포털 탓

박소현 2019. 9. 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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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찾아가 급상승 검색어를 폐지하라고 압박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지지하는 검색어가 포털 사이트 급상승 검색어 상위권을 장악하자 한국당이 이를 '제2의 드루킹 사건'으로 규정하고 실력 행사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학계는 국내 포털 사이트가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기업의 고유 비즈니스 모델로, 이를 특정 정당이 폐지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반기업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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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원내대표 "즉시 차단 포함 제도개선 검토해야" 
한성숙 대표 "네이버가 판단하거나 개입하지 않는 것이 원칙"
학계 "고유 비즈니스 모델 정당 이익 활용해선 안돼" "급상승 검색어 없애는게 능사아냐" 

[파이낸셜뉴스] 자유한국당이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찾아가 급상승 검색어를 폐지하라고 압박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지지하는 검색어가 포털 사이트 급상승 검색어 상위권을 장악하자 한국당이 이를 '제2의 드루킹 사건'으로 규정하고 실력 행사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학계는 국내 포털 사이트가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기업의 고유 비즈니스 모델로, 이를 특정 정당이 폐지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반기업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6일 정치권과 인터넷업계 따르면 한국당 원내지도부와 한국당 미디어특위 위원이 전날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 네이버 본사로 몰려갔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조국 힘내세요'는 일반적인 검색어가 아니다"면서 "조직적 움직임을 그냥 방치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식으로 되면 여론은 조작될 수 밖에 없고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하기 때문에 어떻게 제도를 개선할 지 심도 깊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제도 개선은 조작이 발생할 때 급상승 검색어를 차단하거나 아니면 급상승 검색어를 완전히 폐지하라는 것이다. 나 원내대표는 한 대표와 비공개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런 조작이 있을 때 즉시 차단 등을 포함해서 제도 개선을 검토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당 차원에서 이번 국정감사에서 급상승 검색어 문제를 다루면서 관련한 입법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압박했다. 박성중 한국당 미디어특위원장은 급상승 검색어의 공개검증을 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네이버 본사를 항의 방문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5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회의실에서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의 답변을 경청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이에 대해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가급적 저희가 판단하거나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면서 "기계적 매크로는 사회적 동의가 있기 때문에 강력하게 대응해왔지만 어떤 것이 정치적이고 상업적인지 데이터로 파악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국당이 네이버를 항의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4월 '드루킹 사태' 당시에는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가 네이버 분당 사옥 앞에서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한국당 의원을 총동원했다. 당시 한국당은 네이버에 △댓글 폐지 △뉴스 편집권 포기 △뉴스 아웃링크 전환 등을 압박했고, 결국 네이버는 같은해 10월 네이버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를 뺐고, 뉴스 편집은 언론사가 직접 하거나 인공지능(AI) 방식으로 전면 개편했다.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도 15초에서 1분 단위로 개편했고, 이 위치도 메인 화면에서 우측 다섯 번째로 밀어냈다.

이 같이 정치권이 국내 포털 사이트의 서비스 운영 방식을 특정 정당의 입맛대로 바꾸라고 요구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학계에서 제기된다.

정동훈 광운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는 "키워드 검색은 한국 포털이 가진 비즈니스 모델로 사용자는 놀이터처럼 자유롭게 놀고 있다"면서 "친기업적 문화를 만들려는 한국당이 기업의 비즈니스 영역을 정치적화시켜서 정당의 이익을 위해 활용하려고 한다면 오히려 반기업정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윤혁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도 "급상승 검색어는 사용자에게 효용 가치가 있는 서비스로 사회 현상을 보다 쉽고 효율적으로 볼 수 있는 창구"라면서 "구글도 해외에서는 운영하는 서비스로, 이를 무조건 없애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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