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사이언스 카페] 빨리 말해서 못알아듣겠다고? 핑계야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2019. 9. 6.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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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말하는 이탈리아인, 천천히 말하는 독일인 비교.. 정보 전달 효율은 똑같아

이탈리아 사람들은 말이 빠르기로 유명하다. 반면 독일 사람들은 또박또박 천천히 말한다. 그렇다면 같은 시간에 누가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할 수 있을까. 한국과 프랑스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언어가 달라도 정보 전달 효율은 같다는 결론이 나왔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의 프랑수아 펠레그리노 교수와 아주대 불어불문학과의 오윤미 교수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은 5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언어가 달라도 정보 전달 속도는 평균 초당 39.15비트로 동일하게 나왔다"고 밝혔다. 비트는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연산 단위로, 0과 1 중 하나로 정보를 표현한다. 초당 39비트면 모르스 전신의 두 배 정도 속도이다.

연구진은 영어와 독일어·한국어 등 17개 언어마다 10명씩 170명에게 같은 뜻의 문장을 읽게 한 다음 말하는 속도와 음절당 정보 밀도 등을 조사했다. 일본어는 글자 마디인 음절 수가 643개로 적어 정보 밀도가 음절당 5비트에 그쳤다. 베트남어는 같은 음절이라도 6가지 성조에 따라 뜻이 달라질 수 있어 음절당 8비트까지 정보를 전달했다.

하지만 음절당 정보의 밀도 차이에도 불구하고 정보 전달 속도는 같았다. 베트남어처럼 정보 밀도가 무거운 언어는 초당 5음절 정도로 천천히 말하고 음절이 적은 일본어는 초당 8음절로 말하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오 교수는 "한국어는 말하는 속도가 17개 언어 중 중간에 속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모든 언어가 같은 정보 전달 속도를 갖게 된 것은 인간의 언어 정보 처리에 생물학적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앞서 연구에 따르면 영어 사용자는 초당 9개 음절을 초과하면 청각 기관에서 처리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 저자인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의 댄 덴디유 박사는 "인간은 모두 같은 뇌와 발성 기구를 갖고 있어 동일한 제한을 받는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한 언어의 구조가 변해 정보 밀도가 바뀌면 최적 정보 전달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말하는 속도가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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