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볼 맛' 나는 오재원-김재호 베테랑 콤비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2019. 9. 3.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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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오재원(왼쪽)과 김재호. 이석우 기자

야구에서 실점 위기를 막는 수비는 공격에서 적시타를 친 것과 다름없는 가치를 지닌다. 두산의 베테랑 키스톤 콤비인 2루수 오재원(34)과 유격수 김재호(34)는 최근 물샐틈없는 수비로 묵묵히 팀 승리에 힘을 보태고 있다.

오재원과 김재호는 1군에서 뛰고 있는 2루수, 유격수 중 KT 박경수(35)를 제외하면 최고참이다. 베테랑답게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넓은 시야로 내야 수비의 짜임새를 한층 견고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전 3회초는 두산 야수들의 수비가 이들 키스톤 콤비를 중심으로 얼마나 조화롭게 돌아가고 있는지 보여준 사례였다. 0-0 동점, 무사 1루에서 삼성 김상수가 친 타구가 중견수 정수빈 방향으로 높이 떴다. 김재호는 타구를 쫓아 중견수 쪽으로 뛰었고 오재원은 2루 베이스 근처에서 공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뜬공 아웃이 될 것처럼 보였던 타구는 정수빈 앞에 떨어졌고, 이 장면을 본 오재원이 재빨리 2루 베이스로 뛰어들어가 포구 자세를 취했다. 정수빈이 맨손으로 타구를 잡아 오재원에게 던지면서 1루 주자가 2루에서 포스아웃됐다. 무사 1·2루가 될 뻔한 상황이 1사 1루가 된 셈이다. 다음 타자 이학주가 안타를 치면서 2루 주자를 지운 두산의 수비가 더욱 빛났다.

이어진 1사 1·2루에서 이번엔 김재호의 감각이 돋보였다. 구자욱의 우중간 1타점 적시타가 터지면서 주자들이 일제히 진루하는 가운데 우익수 정진호가 타구를 잡아 김재호에게 연결했다. 김재호는 구자욱이 1루를 지나 2루를 노리는 모습을 보고 주저없이 1루수에게 송구해 구자욱을 태그아웃시켰다. 1점을 내주고 다시 1사 1·3루에 몰릴 뻔한 상황을 김재호의 수비가 2사 3루로 바꿔놨다. 두산은 추가 실점 없이 3회초 수비를 마치고 3회말 2-1로 역전한 뒤 결국 4-1로 승리했다.

오재원은 타격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해 시즌 내내 고전하고 있지만 최근 공격에서도 상대 허를 찌르는 플레이를 하며 팀 사기를 북돋우고 있다. 1일 삼성전에선 3-1로 근소하게 앞서던 6회말 기습 번트안타를 치고 출루해 허경민의 적시타 때 쐐기 득점을 올렸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주장 오재원이 오랜만에 선발로 나와 오재원다운 수비와 주루 플레이를 보여줬다. 팀에 활기가 넘치고 있다”고 칭찬했다.

앞서 오재원은 지난달 28일 잠실 SK전에서 3-2로 앞서던 8회말 2사 만루에 3루 주자로 베이스에 나가 있다가 상대 배터리의 빈틈을 노려 단독 홈 도루를 해냈다. 두산은 이 경기 승리로 6연승을 달리며 SK와의 1위 싸움에 다시 불을 지필 수 있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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