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느린학습자' 자립 막막..'맞춤형' 지원 절실

이상미 기자 2019. 8. 28.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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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저녁뉴스]

지적장애와 비장애의 경계선에 놓여 있는 경계선 지능인. '느린학습자'라고도 부르는 이들은 평균보다 낮은 지능으로 수업을 따라가지 못해 학창시절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성인이 된 이후에도 직업교육, 취업, 사회 적응 등에서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고 합니다. 느린학습자의 실태, 이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올해 21살인 민영 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제과제빵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원에 다녔습니다. 

하지만 수업을 따라가지 못해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하고 싶어도 아르바이트조차 구하기 힘들었고, 갈수록 집에서만 지내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민영 씨가 달라진 건 '느린학습자'를 위한 직업교육에 참여하면서부터입니다.

천천히, 반복해서 익히면서 차근차근 빵 만드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민영 (가명) / 직업교육 참가자

"빵을 만들면서 배울 수 있고, 좋은 친구들 사귈 수 있어서 좋았어요."

조금 느려도 자신의 속도에 맞춰 배우고, 일하면 충분히 자립할 수 있지만, 성인이 된 느린학습자를 지원하는 정책은 전무한 실정입니다. 

장애인과 달리 법적 보호나 제도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느린학습자의 수준을 고려한 맞춤형 직업교육과 취업 지원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인터뷰: 허명균 / 청년 느린학습자 부모

"일반인들을 위한 교육 시스템에 들어가게 되면 못 따라가요. 일단 느리고, 받아들이는 데 굉장히 느리고 반복학습을 해줘야 하고, 특히 집중력이 없어요. 한 시간 앉아서 수업 듣는다는 게 굉장히 힘들어요. 그래서 (느린학습자) 친구들을 위해서 별도의 맞춤형 직업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렵게 취업을 하더라도 일자리 유지가 힘들다는 문제 역시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대부분의 느린학습자들은 학습능력뿐만 아니라 사회성도 떨어져 학교나 회사에서 적응하는 데 문제를 겪습니다.

직무 능력과 함께 사회 적응력을 키우기 위한 훈련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또 느린학습자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발굴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합니다. 

인터뷰: 김소정 / 아산프론티어 아카데미 '더딤' 

"느린학습자 개개인 특성을 맞춘 다양한 직업군의 일자리가 마련돼 교육 프로그램을 연계해서 취업뿐만 아니라 취업 이후에도 자기계발을 꾸준히 하면서 그 일자리를 유지해서 자립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도록…"

느린 학습자들도 사회의 구성원으로 당당하게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 대책이 시급하단 지적입니다. 

EBS뉴스 이상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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