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퇴짜 놓더니..상품 베껴 판 홈쇼핑
[앵커]
국내 유명 TV홈쇼핑이 한 중소업체가 제안한 제품을 거절한 뒤, 디자인을 거의 똑같은 제품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홈쇼핑 측에서 처음엔 사과하고 방송을 중단했지만, 한달 뒤 다시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석민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 홈쇼핑이 판매하는 가는 체인 형태의 액세서리입니다.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독창적 체인을 가공했다고 홍보합니다.
[방송화면 : "같은 중량으로 어떻게 실처럼 아름답게 뽑아내느냐 기술에 따라…"]
그런데 4년 전 디자이너 하수민 씨가 내놓은 상품과 형태가 유사합니다.
길이가 1cm가량 차이 날 뿐 똑같아 보이는 제품입니다.
하 씨는 당시에 해당 홈쇼핑에 시제품을 보여줬습니다.
[하수민/피해업체 대표 : "(제품이) 너무 가늘고, 카메라로 잡아도 잘 보이지도 않기 때문에 이게 홈쇼핑에서는 어렵겠다(고 거절당했죠)."]
대리석 접시를 활용한 진열 방식까지 비슷합니다.
4분의 1 가격의 홈쇼핑 제품은 반년 동안 5만여 개, 60억 원어치가 팔렸지만 하 씨의 매출은 반토막 났습니다.
지난 4월 하 씨가 항의하자 MD는 "고객층이 달라 영향이 없을 거로 생각했다"며 사과하고 방송을 잠시 중단했습니다.
[홈쇼핑 MD/하 씨와 통화/음성변조 : "제가 깊이 내부에서 생각 못 하고 했던 부분은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 달 뒤 판매방송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하 씨가 디자인을 등록하지 않아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중소업체가 디자인권을 갖고 있더라도 보호받기는 쉽지 않다고 합니다.
[정연덕/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누가 봐도 거의 베낀 게 똑같은데 살짝 변형되면 이게 침해인지, 아닌지 판단이 어려워지는 수가 많거든요."]
홈쇼핑 측은 보편적인 디자인일 뿐이며 공급업체가 특허심판원에 확인심판을 신청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석민수입니다.
석민수 기자 (m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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