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균 사망' 진상조사 결과.."원·하청 안전 책임 회피 탓"

변진석 2019. 8. 20.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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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대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가 왜 참혹한 모습으로 세상을 떠야 했는지, 사고 8개월 만에 진상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원청과 하청이 서로 안전 책임을 미루는 사이 업무에 충실했던 노동자만 아까운 목숨을 잃었습니다.

변진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김용균 씨가 끼어 숨진 컨베이어 설비입니다.

김 씨 사망 몇 달 전부터 위험 징후가 감지됐습니다.

연료비를 줄이느라 저열량탄을 쓰는 바람에 부하가 많이 걸리고 낙탄이 증가했습니다.

김 씨의 하청업체는 위험 시설을 개선해 달라고 공문까지 보냈지만, 김 씨가 숨질 때까지도 달라진 건 없었습니다.

[권영국/특조위 간사 : "(원청은) 나의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 (하청은) 나는 (안전 개선) 신청은 하되 내가 책임질 수 없다고 해서 쌍방 간에 책임의 공백상태가 발생했고..."]

김 씨가 왜 좁은 설비 아래로 들어갔는지도 밝혀졌습니다.

낙탄이나 소음, 발열을 일일이 확인해 보고하라는 지시에 충실했기 때문입니다.

[권영국/특조위 간사 : "(김용균 씨는) 작업 지시를 너무나 충실하게 지켰기 때문에 사망했습니다."]

또 하청 직원이 일하는 작업장에선 1급 발암물질인 '결정형 유리규산'의 농도가 기준치의 16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하청 직원의 안전을 소홀히 하는 분위기도 만연했습니다.

실제로 한 발전사는 경영평가를 할 때 정직원이 산재로 숨지면 12점, 하청업체 직원이 숨지면 4점만 깎이도록 했습니다.

김용균 씨의 어머니는 늦었지만 진실이 밝혀져 다행이라는 소회를 밝혔습니다.

[김미숙/고 김용균 씨 어머니 : "(용균이가) 잘못해서 죽었다고 얘기를 한 것에 대한 억울함이 컸어요. 그래서 이렇게 밝혀진 것에 대해서 안도감(이 듭니다)."]

특조위는 재발 방지를 위해 발전사 정비와 운전 업무의 민영화, 외주화를 철회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

변진석 기자 (lam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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