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영화의 이해 - 루이스 자네티 [김현우의 내 인생의 책]

2019. 8. 18.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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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우리들의 영화학 교과서

<루이스 자네티의 영화의 이해>라는 영화를 아시는지요. 2013년 모 대학 졸업작품으로 제작된 단편입니다.

영화 첫 장면인 학생들의 촬영 현장. 고민에 빠진 감독이 소리칩니다. “도대체 좋은 영화가 뭔데?” 그때 누군가 책 한 권을 안고 나타납니다. 미국 영화평론가 루이스 자네티와 그의 저서 <영화의 이해(Understanding Movies)>.

자네티로 분한 배우는, 칸 황금종려상 수상작 <기생충>의 영문 자막을 맡은 영화평론가 달시 파켓입니다.

파켓, 아니 영화 속 자네티는 자신 있게 말합니다. 많은 감독들이 고민하는 ‘좋은 영화’ ‘재미있는 영화’의 해답이 바로 이 책 안에 있다고.

영화 제목이 짧게 뜬 후, 이번에는 놀랍게도 봉준호 감독이 그 책을 들고 등장합니다. 그는 차분히 말합니다. 나도 처음 영화 공부할 때 이 책으로 했었노라고. 예나 지금이나 이런 개론서는 없다고. 책을 팔러 온 건 아니라고.

영화는 많은 이들의 꿈입니다. 한 편의 영화를 만드는 일은, 그 자체가 하나의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문득 나는 언제부터 그런 기적을 꿈꾸었는지 돌이켜 보았습니다.

오랜 세월 영화학도들의 ‘교과서’였던 그 책, 제 책장에도 노란 표지의 <영화의 이해>가 아직 꽂혀 있습니다. ‘L. 쟈네티 지음, 김진해 옮김. 현암사. 발행 1987년 10월31일.’ 사실주의와 표현주의, 쇼트와 앵글, 조명과 색조, 렌즈, 필터, 필름, 광학기기, 프레임과 구도, 동작, 편집, 음향, 배우…, 기록영화, 전위영화, 이론. 부록: 북북서로 기수를 돌려라.

아주, 아주 오랜만에 펼쳐본 책갈피에 적힌… 1991년 12월26일 천호동 신사거리 교민문고. 두꺼운 책 페이지 페이지마다… 주황색 색연필 밑줄이 가득했습니다.

김현우 | 영화제작자·페퍼민트앤컴퍼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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