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3.5㎡ 방에서 '엉금엉금'..숨진 청소 노동자 휴게실 가보니

우한솔 2019. 8. 17. 21:30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최근 서울대에서 60대 청소노동자가 숨진채 발견된 안타까운 일이 있었죠.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제대로 쉴 곳조차 없는 열악한 작업 환경이 지목됐는데요.

실제로 휴게실에 가보니 에어컨은 커녕 창문과 환풍기조차 없었습니다.

우한솔 기자가 현장 점검했습니다.

[리포트]

67살 청소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된 서울대의 한 휴게실.

임시로 폐쇄된 채, 생전에 쓰던 옷가지만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계단 밑 이 휴게실의 실평수는 3.5제곱미터.

3명의 노동자가 하루에 두~세시간 씩 돌아가며 쉬도록 했습니다.

[원호진/서울대 청소노동자 : "여기서 쉴 수가 없어요. 학생들 개학하면 여기 계단에 쿵쾅쿵쾅 소리나서..그냥 우리 잠깐 누워서 대화하는 거지."]

에어컨도, 창문도 없는 휴게실.

하지만 이 곳에서 쉴 때는 이렇게 문을 닫고 생활을 했어야 한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는 이렇게 문을 열어보면 바로 옆엔 학생들 강의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휴게실은 어떨까.

에어컨은 물론 창문도 없고 하수도 배관이 천장에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A 씨/서울대 청소노동자 : "위에 커피숍이 있다 보니까 여기서 물내려가는 소리며 하수도 이게 여기로 연결돼있나봐요. 물내려가는 소리도 엄청 크고 믹서기 가는 소리도 굉장히 크고.."]

24시간 당직 근무를 서는 기계관리실.

노동자들은 딱 6시간을 잘 수 있는데, 기계실 바로 옆에 방이 있고, 지침상 문도 닫을 수 없어 자는 내내 소음에 시달립니다.

서울대 안의 또다른 청소노동자 휴게 공간입니다.

하지만 이곳은 보시는 것처럼 천장이 너무 낮아서 일어날 수조차 없습니다.

청소, 시설 노동자들은 지난해 9월부터 개선을 요구했는데, 학교는 1년이 되도록 조사중이란 말만 반복합니다.

[임민형/서울대 기계설비 노동자 : "사실 좀 있어서는 안될 일이었고 조금만 신경을 썼으면 충분히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숨진 청소노동자의 추모공간을 마련한 서울대생들은 학교의 사과와 시설 개선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우한솔입니다.

우한솔 기자 (pine@kbs.co.kr)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