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생존 할머니 20명..수요 시위의 주역들
[앵커]
오늘(14일) 천4백번째 수요시위에는 위안부 피해자 중 유일하게 길원옥 할머니가 처음부터 참석했습니다.
이제 생존한 피해자는 길원옥 할머니를 포함해 스무명에 불과합니다.
김혜주 기자가 이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36도 폭염 속에서도 길원옥 할머니는 수요 시위 시작부터 자리를 지켰습니다.
다른 위안부 피해자들의 빈자리를 채운 시민들에게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길원옥/92살/'위안부' 피해자 : "많이 오셔서 감사합니다. 끝까지 싸워서 이기는 게 승리하는 사람(입니다)."]
길 할머니는 1940년, 만주에 위안부로 끌려갔습니다.
지옥 같았던 고통의 나날.
[길원옥/'위안부' 피해자 : "해방됐다고 하지만 저희는 그 때나 이 때나 죄악 세상에서 사는 거예요."]
치매를 앓기 시작한 뒤부터 과거 얘기 하길 꺼리지만, 미움이 올라올 때면, 2년 전 '평화'란 이름으로 낸 앨범에 담았던 그 노래를 불러봅니다.
["찔레꽃 붉게 피는..."]
역시 일본군 성 노예 문제를 알리는데 앞장서 온 두 명의 이옥선 할머니.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과, 그 사이 하나둘씩 비어가는 옆자리가 야속합니다.
[이옥선/'위안부' 피해자/대구 출생 : "걱정이야. 죽을 나이 돼가지고 말도 못하고 기운을 잘 못 차리니까 그게 걱정이야. "]
[이옥선/'위안부' 피해자/부산 출생 : "다른 말 할 게 없지. 사죄를 우리는 받아야, 꼭 받아야 해."]
위안부 피해자 240명 가운데 생존한 할머니는 이제 20명뿐.
할머니들이 원하는 건 일본의 진정한 사과와 후손들의 평화입니다.
[길원옥/'위안부' 피해자 : "사과한다면 다시는 그 사람 미워할 까닭이 없죠. 우리 애들 편하고 앞으로 탈 없이 살려면 그저 평화스러워야 해."]
KBS 뉴스 김혜주입니다.
김혜주 기자 (kh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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